LH직원들이 사들인 뒤 묘목을 심어 놓은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2021.3.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농업에 종사할 의사가 없음에도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해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로 추정하고 있는 필지 37곳의 소유주의 대부분이 지역농협·축협 등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7곳 중 절반 정도가 '북시흥농업협동조합'(북시흥농협)에서 무더기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시흥농협은 최근 경찰의 압수수색과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를 받은 곳이다. 경찰은 LH 직원 등이 담보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지역농협이 '투기 자금줄' 역할을 한 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21일 <뉴스1>이 참여연대·민변이 제기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내 농지법 위반 투기 의혹 필지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결과 37개 필지 중 16개 필지(43.2%)의 소유주는 '북시흥농협'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8개 필지는 '부천지구축산업협동조합(부천축협)'에서 대출받았다. 필지를 매입하며 대출받은 기록이 없는 3개 필지를 제외하면 34개 중 24개(70.6%) 필지의 대출이 두 금융사에 집중된 것이다.


지난 17일 참여연대와 민변은 2018년부터 올해 2월까지 광명·시흥 신도시 내 과림동에서 농업에 종사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37개 필지를 발표했다. 이 필지의 소유주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을 포함해 해당 지역으로 출퇴근하며 농사짓기가 사실상 어려운 외지인, 사회초년생으로 농업을 목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과다한 대출을 받았으며 농지를 고물상, 건물부지 등 다른 용도로 이용하거나 오랜 기간 방치하기도 했다.

북시흥농협은 참여연대·민변이 최초 문제를 제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광명·시흥 토지를 100억원어치를 매입하며 43억원가량 대출을 받은 곳이다.

앞서 17일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 사범 특별수사대는 북시흥농협 본점과 지점 두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금감원 상호금융검사국도 지난 18일 현장검사반을 특파해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이들은 토지 감정평가를 비롯해 대출 심사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는 중이다.


북시흥농협에서 대출을 받은 16개 필지는 23명(중복 제외)이 단독·공동 소유 중이었으며, 이들이 매입한 필지는 109억2012만원에 달한다. 통상 대출의 120% 수준에서 채권최고액이 설정되는데, 이들의 채권최고액 합산치를 고려하면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37개 필지 중 8개 필지의 소유주는 21명은 부천축협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들이 사들인 필지의 총 매입가는 72억7844만원에 달한다.

이들 금융사 외에도 Δ부천시흥원예농업협동조합(2개 필지) Δ광명농업협동조합(2개 필지) Δ광남새마을금고(2개 필지) Δ과천농업협동조합(1개 필지) Δ광명제일새마을금고(1개 필지) ΔKB국민은행 신도림지점(1개 필지) ΔIBK기업은행 화성발안지점(1개 필지) 등에서 대출을 내줬다. 나머지 3개 필지의 소유주는 대출을 받지 않았다.

지역농협·축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은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토지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더 많다. 담보인정비율(LTV)이 시중은행 대비 더 여유롭기 때문이다. 상호금융의 경우 토지담보대출 최대 LTV는 70%며, 시중은행은 최대 60%다.

또 통상 시중은행은 토지담보대출 물건이 지점과 먼 거리에 있고, 토지 감정 평가 전문성도 떨어져 거의 취급하지 않는다. 토지담보대출을 취급은 하지만, 일부 지역 지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점이 취급 실적이 거의 없는 이유다.

경찰은 담보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지역농협이 투기 자금줄 역할을 한 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북시흥농협과 더불어 같은 날 국토부·LH도 압수수색했는데, 국토부·LH·북시흥농협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교차·확인해 사전 투기모의 여부 등을 추적하기 위함이다.

북시흥농협뿐만 아니라 대출이 집중된 부천축협에 대한 조사도 같이 이뤄져야 할 필요도 있다. 투기의혹을 받는 필지들이 사실상 모두 신도시 지역 내 위치한 점을 두고 사전 정보가 일반인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37개 필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35개 필지가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 지구 내 있었으며, 나머지 2개 필지는 인접한 곳에 있었다.

37개 필지는 총 67명이 단독·공동 소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에는 30대 초반인 91·92년생 2명도 포함돼 있었다. 88년생 1명과 89년생 2명도 눈에 띄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년대생이 2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Δ80년대생 14명 Δ70년대생 13명 Δ50년대생 11명 Δ90년대생 2명 Δ40년대생 1명 등이다.

이들의 주소지는 경기도가 4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16명, 인천 2명, 기타(김해·서산·울릉) 6명이다. 경기도는 광명·시흥시 주소지인 이들이 14명 있었지만, 성남·수원·부천·용인·과천 등에 주소지가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농사를 지으러 토지를 샀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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