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단일화 협상에 난항을 갖던 두 후보는 동시에 양보 입장을 밝혀 단일화에 물꼬를 틀지 주목되고 있다. 2021.3.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름 앞두고 야권의 최대 쟁점인 후보 단일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유례없는 '양보 경쟁' 끝에 '여론조사 방식'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양측의 신경전과 감정 싸움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후보는 물론 양 정당에 이번 보궐선거 승리가 절실한 만큼 애초부터 '아름다운 단일화'는 불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후보와 안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 '동시 양보'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경쟁력·적합도·유선전화 비율 10%'를 무조건 수용한다고 밝혔고, 오 후보도 같은 시각 '무선전화 비율 100%'를 전격 수용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두 후보는 오후 8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실무협상 재개를 서두르자고 합의했다.


단일화 실무협상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되자 두 후보가 직접 나서서 '대승적 결단'을 내린 모양새지만,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수 싸움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두 후보의 '동시 양보'는 게릴라 작전을 방불케하듯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양측의 감정도 환영→반박→불신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대의(大義)보다는 전략에 따라 양보를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로 벼랑 끝 싸움을 하는 이유는 양측 모두 이번 단일화 '승리'가 정치적으로 절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단일화에서 패배한 후보와 정당은 치명상을 입게 되지만, 승자는 정치적 입지가 견고해지는 것은 물론 대선을 앞두고 주가를 올릴 수 있어서다.


먼저 오 후보는 정치적인 재기를 위해 이번 보궐선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국회의원을 거쳐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는 등 안정적 정치 경력을 쌓았지만,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시장직을 걸고 물러나면서 10년 동안 야인 생활을 했다.

한 때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20대 총선에선 종로구에서, 21대 총선에서는 광진을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정치적 재기는 물론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 후보에게는 '10년 공백'을 일거에 극복할 기회인 셈이다.

안 후보 역시 승리가 절실하다. 그는 지난 2011년 정치권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후 제3지대 정치인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침을 거듭하다 대선 대신 서울시장 보선 출마로 정치적 승부수를 걸었다.

지난 대선에서 20% 넘는 지지를 받았지만, 이후 성과를 보이지 못해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38석에 달했던 의석수가 3석으로 쪼그라들었고, '간철수'라는 오명을 쓴 것도 뼈아팠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지 못할 경우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두 정당의 명운이 걸린 점도 단일화를 치열한 신경전으로 몰고 가는 원인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지 못할 경우 향후 예상되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은 사실상 안 후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이번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안 후보와 오 후보는 '동시 양보' 이후에도 은근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안 후보가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저희 측은 어제부터 실무협상 재개를 요청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고 국민의힘을 겨냥하자, 오 후보는 "더는 협상테이블 밖에서 협상에 대해 공방을 하지 말자"며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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