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아파트 인근에 신축된 건물 외벽에서 반사된 햇빛이 시각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심하다면, 시공사가 주민들에게 생활방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김모씨 등이 HDC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아파트 주민 김씨 등은 인근에 신축된 고층건물 외벽에 반사된 햇빛 때문에 불쾌감과 피로감을 느끼며 생활방해를 받고 있고, 건물로 인해 조망권과 일조권을 침해받았다며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건물 외벽에서 반사되는 햇살로 인한 원고들의 생활방해의 정도가 수인한도를 넘는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생활방해로 인한 피해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조망권 침해에 대해서도 "그동안 누려온 주민들의 수변경관에 대한 조망이 사회통념상 독자적 이익으로 승인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눈으로 유입되는 빛이 일정수준을 초과하게 되면 인체는 불능현휘(눈부심으로 앞이 잘 안보이는 현상)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일부 세대에 이 현상이 길게 나타나고 있다. 이 주민들의 경우에는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를 입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시공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건물의 신축으로 이웃 토지 아파트 소유자가 경면반사로 인한 불능현휘 현상을 입는 주거피해 등이 수인한도를 넘는 경우에는 부동산 가치의 하락이 있을 것이므로, 시공사는 부동산 가치 하락에 상응하는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하지 불능현휘 발생 1시간당 1%의 부동산 가치하락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 추정치만큼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시공사가 건축법 등을 위반한 것은 아니고 일조시간에 대한 공법적 규제도 없었던 점을 고려해 책임범위를 80%로 제한하고 여기에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만~300만원을 더해 배상액을 정했다.

회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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