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업계가 라벨(상표띠)을 뗀 ‘무라벨’ 생수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를 시행하면서 생산 단계부터 라벨을 뗀 생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하이트진로음료 '석수' 등 주요 생수 업체들이 발 빠르게 무라벨 생수 제품을 출시하며 친환경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편의점 CU와 11번가 등 유통업계도 자체브랜드(PB)로 무라벨 생수를 잇달아 내놓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무라벨 생수를 국내 최초로 발매한데 이어 올해 2월 병마개 라벨까지 없앤 완전 무라벨 제품을 선보였다. 수원지, 무기물 함량 등이 표기된 무라벨생수 마개의 라벨은 기존에도 소비자가 제품 음용 시 자연스럽게 제거돼 분리배출이 쉬웠지만 이마저도 없애 비닐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이달 중순부터 CU를 비롯한 편의점과 소셜 커머스 등 온라인 몰에 무라벨 생수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기존 라벨에 명시한 상품명과 로고, 의무표시사항 등은 페트병 용기, 뚜껑, 묶음 포장 외면에 표기했다. 이 회사는 2분기부터 당사 생수 페트 생산량 50% 이상을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다.
CU는 친환경 소비를 돕기 위해 지난달 처음으로 PB 생수인 'HEYROO 미네랄워터 500ml'의 라벨을 뗐다. 500ml, 1L, 2L 총 세 가지 용량 중 500ml부터 무라벨 제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6입짜리 PB 번들 생수의 매출 비중이 5% 미만인 점을 고려해 수요가 가장 높은 제품부터 변화를 시도했다.
無라벨 생수 매출 78% 껑충
무라벨 생수는 환경보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확산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U에 따르면 무라벨 생수 HEYROO 미네랄워터 500ml는 출시 후 약 한 달(2/25~3/20)간 매출이 전년 대비 78.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생수 전체의 매출이 20.4%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약 3.8배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라벨이 부착된 동일 용량의 기존 제조 업체 브랜드(NB) 상품들의 매출 신장률은 A생수 14.6%, B생수 25.0%, C생수 29.3%에 그쳤다. 이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무라벨 HEYROO 미네랄워터의 인기에 CU의 PB생수 매출은 전년보다 33.8% 뛰었다. 전체 생수에서 차지하던 매출 비중도 작년 20.5%에서 올해 26.8%까지 증가했다.
무라벨 생수는 재활용을 위해 별도로 라벨을 뜯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분리 배출할 수 있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또 라벨 제작에 사용되는 비닐의 양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편의점 판매 기준 HEYROO 미네랄워터 500ml의 가격은 600원으로 NB생수(950원)보다 약 37% 저렴하다.
송경화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상표를 없애는 새로운 시도에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친환경 장점과 함께 투명 페트병에 담긴 물이 시각적으로 더 깨끗하고 맑아 보인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다”며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가시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ESG 경영 실천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