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창작자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K팝과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영화, 드라마,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적 서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바야흐로 ‘K콘텐츠’의 전성시대다.
‘한국적 서사’에 매료된 세계 문화계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등 한국적 서사가 세계에서 줄기를 뻗어 올린 데는 한인 1·2세들이 타국에서 뿌리를 내리며 기틀을 잘 다졌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외국 문화계에서 한국계 문화 및 문학에 대한 담론이 등장한 시기는 1990년대다. 1995년 한국계 작가인 이창래의 소설 ‘네이티브 스피커’를 시작으로 한국계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꾸준하게 소설이나 시로 출간됐다.
이 작가의 자전적 수필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커밍 홈 어게인’은 지난 2019년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한국의 전통음식 갈비가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주요 소재로 등장하고 배경음악으로 가수 이문세의 ‘옛사랑’이 흐르는 등 한국의 정서가 곳곳에 묻어난다.
한국계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는 2017년 출간과 동시에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 등에서 ‘올해의 책 10’에 꼽히고 전미도서상 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일제강점기 오사카로 건너간 조선인 자이니치(재일동포)의 삶을 다룬 ‘파친코’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미국 독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소설은 현재 미국의 애플TV플러스에서 거대 제작비가 투입돼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주연배우로는 이민호, 윤여정 등이 캐스팅됐다.
한국 이민자의 삶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시트콤으로도 만들어졌다. 캐나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은 한국 이민자 가족의 편의점 운영기를 그려 시즌 5까지 방영 중이다. 이 작품은 한국계 작가 인스 최의 연극을 시트콤으로 확장한 사례다.
반일감정에 불타며 아집이 심한 아버지와 한인 교회에 의탁하는 어머니, 구시대적 부모와 충돌하는 한인 2세대인 자녀들이 등장한다. 한인 가족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 캐나다에서는 ‘국민 시트콤’으로 통한다. 오는 4월 종영을 앞두고 이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국제 청원까지 등장해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꽃 만개한 K콘텐츠… 그 뒤엔 ‘한류 4.0’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관련 콘텐츠가 대세로 주목받는 이유를 ‘K팝’의 성장과 ‘OTT 시장’의 확대에서 찾는다.
이병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신한류’와 ‘한류4.0’을 언급하며 “K팝으로 시작된 한류가 일반 생활이나 언어, 소설 등으로 장르가 확장되면서 한국의 정서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미국 내 많은 콘텐츠는 일정한 패턴이지만 한국 콘텐츠는 넷플릭스 ‘킹덤’처럼 같은 좀비 드라마라도 다르게 접근하고 다른 세계관 속에서 풀어낸다”며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이야기에 한국 특유의 고유성, 즉 신선함이 더해져 외국인들에게 흥미를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김영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BTS) 등 K팝뿐만 아니라 OTT 스트리밍으로 인한 한국 드라마, 영화에 대한 경험 증대 역시 한국 문화 콘텐츠 시장의 저변을 확산시키는 주요 요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