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장동규 기자
오는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앞두고 금융권이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시중은행은 금소법 대비 고객 녹취상담을 대폭 확대하고 시행 세칙 마련에 따라 소비자 보호 강화 프로세스 구축에 나섰다. 
금소법은 제한적으로 적용하던 6대 판매규제(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행위 금지‧허위 과장광고 금지)를 모든 금융상품에 확대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사가 이를 위반할 경우 관련 상품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된다. 과태료는 최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처벌은 3년 이상 징역 및 1억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및 2억원 이하 벌금으로 각각 상향된다.


"법률리스크 피하자" AI서비스 등 중단

금소법을 위반하면 자칫 수억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어 은행권은 일부 금융서비스를 중단하고 법 위반을 피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5일부터 4월말까지 스마트텔러머신(STM)에서 입출금 통장을 개설하는 서비스를 한시 중단한다. 금소법이 시행되면 상품설명서를 직접 고객에게 줘야하기 때문에 국민은행은 업무처리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서비스의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하나은행도 딥러닝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하이로보'의 신규 거래를 25일부터 5월9일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금소법 시행에 따라 전산 변경을 위해 하이로보의 신규 및 리밸런싱 거래를 일시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금융서비스 일부 중단을 선언한 이유는 금소법 '위반사례 1호'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금소법은 규정을 어떻게 적용할지 명시한 시행세칙이 아직 나오지 않아 현장의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사들의 의무는 커졌지만 구체적인 법 적용 기준이 모호해 우선은 법률리스크를 피하는 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가보면 상품별로 수익률 등 기준을 통해 추천 상품을 상위에 노출하는데 판매 권유 행위인지 해석이 엇갈린다"며 "금소법 위반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당분간 소극적인 영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애로 및 건의사항 등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오는 12월까지 금소법 안착을 위한 지원 체계를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