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보름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 선거를 두고 여야 간 네거티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상대 진영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험한 표현들을 사용하는 과정에 사회적 약자가 불필요하게 줄소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호 비방·비하로 점철된 선거 여론전에서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는 보호받아야 할 대상 아닌 정치권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장애인 비하, 성소수자 차별… 여야 가릴 것 없이 등장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서울장애인인권특별위원회는 지난 23일 "40만 장애인은 서울 시민이 아닌가. 장애인 비하하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그 입 다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장애인 비하를 일삼는 그 입은 이제 다물기 바란다"고 응수했다.
이날 오전 오 후보가 범야권 단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외눈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시각장애인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지난 22일에는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이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라고 표현해 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최고위원)은 전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오 후보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토지 '셀프보상 특혜' 관련 의혹을 규탄하는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차별했다"는 이유로 정의당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오 후보가 자신은 그린벨트 해제를 몰랐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해 "남성을 여성으로, 여성을 남성으로 성별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말까지 있다"라고 빗대 표현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트렌스젠더가 겪는 어려움을 가볍게 여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트렌스젠더에 대한 무지와 오만함 그 자체"라고 비판하며 김 최고위원을 향해 "즉각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선거전략?
여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감싸는 듯한 글을 올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로 지지하던 우상호 당시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앞서 박 전 시장을 '자신의 혁신 롤모델' '박원순이 우상호, 우상호가 박원순' 등의 글을 올려 한차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박 전 시장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정책들을 열거하며 "박원순의 목소리를 듣는다", "박원순을 생각한다",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도 했다.
피해자가 공개 석상에서 "피해사실을 왜곡하고 상처줬던 정당에서 서울시장이 선출될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호소한 지 7일 만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정의당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임 전 실장의 이같은 행위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 규정,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냐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가혹한 정치에 성난 민심으로 선거가 어렵게 되자 스멀스멀 등장한 '청렴 호소인'들을 4월7일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은 2차 가해가 선거전략인가. 피해자의 일상 복귀를 방해하는 정당이 1000만 서울시민들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결국 민주당 지도부와 박 후보 사과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마지못해 한 시늉에 불과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저는 임 전 실장님하고 최근에 거의 연락한 적이 없어서 무슨 뜻으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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