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김현 기자 = 청와대와 정부 주도로 고위 공직자에 대한 주택 처분 권고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야당 추천으로 임명된 차관급 인사들은 여전히 다주택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2020년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사항 공개' 내역에 따르면,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 1채(12억800만원)와 중구 신당동 아파트 1채(5억7900만원), 성북구 하월곡동 아파트 1채(6억5000만원) 등 서울에서만 총 3채를 보유하고 있다.
방통위 상임위원은 차관급으로 위원장 1인을 포함해 총 5명이다. 그중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3명 중 1명은 여당, 2명은 야당 교섭단체가 추천한다. 김 위원의 경우 지난해 8월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추천을 받아 임명됐다.
상임위원 5명 가운데 다주택자는 김 위원이 유일하다. 나머지 상임위원 4명은 모두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주택 1채씩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지난 2019년 야당 몫으로 추천돼 임명된 이상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도 다주택자다. 이 위원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21억)과 영등포구 대림동(10억622만원)에 각 1채를 보유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야당 추천 인사인 이태흥, 황전원 위원도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이 위원은 부부 공동 명의로 서울 마포구 신수동 아파트 1채(4억8500만원),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배우자 명의 주상복합건물(9억2000만원) 1채,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연립주택(1억9000만원) 등을 신고했다. 토지로는 광주 동구 동명동, 북구 두암동에 걸쳐 도로, 구거 등 4개의 필지(3억6528만원)를 갖고 있다.
황 위원의 경우, 배우자 명의로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연립주택 1채(2억6700만원)를 보유 중이며, 본인 명의로는 경남 김해시 봉황동에는 단독주택 1채(7530만원)를 갖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지난해 7월 정세균 국무총리 지시 아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따라 고위 공무원들에게 주택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투기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정부의 진단 아래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을 요구한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다주택자 논란을 겪은 뒤로 인사 검증에서 주택보유 현황을 확인하는 게 원칙처럼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는 노영민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주도로 참모들에게 6개월 안에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는 권고를 내렸고, 이 과정에서 일부 참모진들은 다주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하지만 국회에서 추천된 공직 인사들의 경우 정부와 청와대의 다주택자 현황 검증을 통한 인사 시스템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이 같은 정부 기조를 받아들인 여당과 달리 야당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방통위 김 위원과 같은 시기 여당에서 추천해 상임위원이 된 김현 부위원장의 경우는 1주택자다. 경기ㅣ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에 아파트 1채(3억5800만원)을 보유한 게 전부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야당이 차관급 인사를 추천하면서 고위 공직자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추천하고 있다"라며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따른 인사 검증 절차에 비해 절차가 간단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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