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뉴스 기사에 "이런 걸 기레기라고 하죠?"라는 댓글을 달아 기자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누리꾼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사진=뉴시스
포털사이트 뉴스 기사에 "이런 걸 기레기라고 하죠?"라는 댓글을 달아 기자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누리꾼에 대해 대법원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모욕적인 표현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는 널리 쓰이는 표현이며 언론에 비판적 의견을 드러낼 때 사용됐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5일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A씨가 사용한 '기레기'는 모욕적인 표현이긴 하나 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어떤 글에 모욕적 표현이 담겨 있어도 그것이 의견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됐다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형법 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A씨 역시 특정 자동차기업의 전동식 핸들보조장치를 옹호하는 듯한 기사를 비판하기 위해 댓글을 달았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당시 해당 장치의 안전성 논란을 두고 비판적인 취지의 방송프로그램이 제작됐고 다른 네티즌들도 비판적인 댓글을 달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기레기는 자극적인 제목이나 내용 등으로 홍보성 기사를 작성하는 행위 등을 하는 기자를 비하하는 용어"라면서 "기자인 B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A씨가 이 사건 댓글을 작성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며 "A씨의 댓글은 다른 댓글들과 같은 견지에서 방송 내용 등을 근거로 기사의 제목과 내용, 이를 작성한 B씨의 행위나 태도를 비판하는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해 표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기레기'는 언론에 관해 비판적 견해를 드러낼 때 자주 쓰이는 표현이고 다른 댓글들에 비해 처벌할 만큼 악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B씨의 기사에 댓글을 달아 그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의 기사는 현대차에 쓰이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인 MDPS의 장점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MDPS의 안전성을 놓고 여러 논란이 있었는데 A씨는 기자가 현대차에 유리한 내용만 썼다는 불만을 품고 악플을 게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질문 형식으로 댓글을 작성했으므로 이는 다른 네티즌들의 의견을 묻기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앞서 2심은 A씨가 이전에도 B씨의 다른 기사에 '흉기레기 기자야', '기레기야' 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 비난했다며 1심의 벌금 30만원 선고를 유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