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에버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반란'을 꿈꾸는 잠룡들이다. 사진은 레스터의 제이미 바디(왼쪽부터), 웨스트햄의 데클란 라이스, 에버튼의 도미닉 칼버트-르윈. /사진=로이터
'대혼란의 시기'라고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을 2020-2021 프리미어리그다. 이른바 '빅6'로 지목되는 강호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갈지자 행보를 걷는다. 그 자리를 채운 건 새로운 강팀의 자리를 노리는 다크호스들이다. 이들 모두가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이다.
28일(한국시각) 기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이 걸린 4위 자리에 있는 구단은 첼시(승점 51점)다. 그 뒤로 10위까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49점), 토트넘 홋스퍼(48점), 리버풀, 에버튼(46점), 아스널(42점), 애스턴 빌라(41점)가 순차적으로 서있다.

아래로 갈수록 UCL 진출 가능성은 분명 희박해진다. 다만 이번 시즌 판도를 생각하면 역전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구단들의 순위 변동이 크게 이뤄졌다. 5~10경기마다 4위권 구단들의 면면이 확연히 달라졌다.


리그 개막 이후 약 2개월여가 지난 10라운드 기준 리그 1·2위는 토트넘과 리버풀이었다. 현재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당시 11위까지 처져있었다.

하지만 불과 5라운드가 지난 뒤 1·2위는 리버풀, 에버튼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새해를 리그 선두로 열었던 리버풀은 불과 3개월여 지난 현재 7위까지 굴러 떨어져 있다. 누구든 올라갈 수 있고 누구든 떨어질 수 있다.

28일(한국시각) 기준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10위권 순위. /사진=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현시점 '빅6'의 아성을 깰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구단들은 레스터 시티(3위), 웨스트햄(5위), 에버튼(8위)가 꼽힌다. 지난 시즌 간발의 차로 UCL 진출 티켓을 놓쳤던 레스터는 올해 한층 더 단단해진 전력으로 꾸준히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베테랑 제이미 바디를 중심으로 제임스 메디슨, 하비 반즈, 켈레치 이헤아나초 등 젊은 공격진이 똘똘 뭉쳐 날카로운 공격력을 뿜어내고 있다. 이번 시즌 레스터는 리그에서 53골을 넣어 최다 득점 3위에 올라있다.
상대적 약체로 지목되던 웨스트햄의 상승세도 주목할 만 하다. 웨스트햄의 강점은 강한 허리에 있다. 데클란 라이스, 토마스 수첵, 제러드 보우덴 등 묵직한 미드필더들이 허리와 측면에서 강하게 버텨준다. 지난 1월 이적 시장에서 제시 린가드가 임대 돼 공격에 한층 활기가 더해졌다. 린가드는 임대 이후 리그 7경기에서 7개의 공격포인트(5골 2도움)를 올리며 맨유에서 삭혔던 후보의 설움을 말끔히 해소하고 있다.

시즌 초반 1위 다툼을 벌이기도 했던 에버튼은 뒤로 갈수록 다소 동력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빅6 못지 않은 높은 수준의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기에 후반기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다만 에버튼은 현재 강점보다는 숙제가 더 많다. 일단 리그 15위 수준에 불과한 홈성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에버튼은 이번 시즌 원정 14경기에서는 9승2무3패(리그 4위)를 거뒀지만 정작 홈에서는 5승2무7패에 그쳤다. 일반적인 강팀들이 홈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쉽기만 한 기록이다.

잦은 부상으로 후반기 폼이 저하된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역시 후반기 들어 득점 가뭄에 시달리는 주포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부활도 남은 기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