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장동규 기자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삼성 계열사 합병 의혹' 수사에 이어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도 또 다시 '수사 중단'을 권고했다. 검찰 조직 외부의 독립된 전문가들이 수사팀의 무리한 수사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사심의위원회는 26일 오후 회의를 열고 현안위원회 심의를 진행한 뒤 과반수 찬성으로 이 부회장 사건의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양창수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 15명 가운데 수사 계속 6명, 반대 8명으로 수사 중단을 의결했다. 위원 1명은 사건과 관련이 있어 기피 결정이 내려졌다.


'기소 여부'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7명씩 동수가 나왔다. 수심위는 심의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일치된 의견을 도출해야 하지만 의견이 갈릴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찬성과 반대 수가 똑같아 결론을 내리지 못한 만큼 사실상 '부결'로 봐야한다는 계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도 "수사심의위 운영지침 제15조(현안위원회 심의, 의결) 제2항은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공소제기 여부에 7명만 찬성했으므로 과반수가 아니다"며 "공소제기 안건도 부결돼 결국 기소할 수 없어 불기소처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의위의 권고는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강제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수사심의위의 이번 판단으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

수사팀이 권고를 무시한 채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거나 기소를 진행할 경우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으로 외부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를 스스로 무력화하고 무리한 수사를 강행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수사심의위는 2018년 도입된 대검찰청 산하 위원회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을 심의해 수사 계속 여부, 기소 여부 등을 검찰에 권고한다.

이 부회장은 이번 프로포폴 의혹 수사 외에도 지난해 삼성 계열사 합병 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고 '수사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받아냈다.

하지만 당시에도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 결정에 불복한 첫 사례로 당시 표적수사를 진행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심위의 권고를 무시할 경우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수사팀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의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