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소설 속 등장인물의 성별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퀴어소설의 스펙트럼을 넓혀 왔다는 평가를 받은 소설가 황지운의 소설집이다.
200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소설집을 냈다. 데뷔작 '안녕, 피터'를 포함해 그간 드문드문 발표한 소설 등 총 8편의 작품이 실렸다.
수록작 대부분에는 인물들의 성별이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중성적인 이름을 쓰고,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 말투도 전형에서 벗어나 있어 묘사만으로는 인물들의 생물학적 성별을 쉽게 파악하지 못한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오히려 "그럴수록 이 작품의 생물학적 성별에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고 한다. "그들 모두가 양성애자나 동성애자임을 눈치채야만 작가가 그들의 사랑을 이성애와 의도적으로 구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인물들의 사랑은 양성애자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게이 혹은 레즈비언의 사랑이 되기도 한다. 젠더 정체성을 염두에 둬야만 이 이야기들이 이른바 '보편적인 사랑'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소설 속 사랑을 하나의 범주로 묶기가 어렵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피 투 도로시'(Sofie to Dorothy)는 1980년대 레즈비언들의 삶과 사랑을, '안녕, 피터'는 특전사 출신 게이 유진과 그를 사랑하는 영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가난' 또한 공통점이다. 실적 압박에 자살하는 콜센터 노동자, 월세에 허덕이나 밀려나는 세입자 등 중심 인물들은 실업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랑에 실패하거나 귀향을 택한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더 이상 어느 누구도, 사회에서 내쳐지지 않기를, 우리의 삶이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나의 글이,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의 삶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적었다.
◇ 올해의 선택/ 황지운 지음/ 문학과지성사/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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