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전날 2019년 3분기 분기보고서와 2019년 사업보고서에 대한 기재정정 공시를 냈다. 해당 보고서는 각각 2019년 11월과 지난해 3월에 제출됐다.
2019년 11월14일 제출된 2019년 3분기 분기 보고서에는 흰색 글씨로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 "공시업무 지겨워", "현대차증권 화이팅!!!" 등의 문구가 담겼다. 2020년 3월30일 제출된 2019년 사업보고서에도 "공시 업무 지겨워"라는 문구가 적혔다.
해당 문구들은 흰색 글씨로 넣었기 때문에 검은색으로 쓰여진 다른 글자들과 달리 일반적으로 보고서를 읽을 때는 보이지 않는다. 문구가 포함된 부분을 마우스로 드래그해야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부주의에 의한 단순실수로 해당 직원에 대한 후속 조치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7년 3월 우노앤컴퍼니에서도 비슷한 정정 공지가 올라왔다.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를 하는 취지 항목에 ‘나머지 일반 소액주주들은 경영진 뒷돈만 대주는 바보 병신입니까?’라는 문구가 올라갔음에도 그대로 공시가 올라와 금감원의 부실한 감독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거래소 공시규정에 따르면 공정공시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매매거래정지, 불성실공시 사실의 공표 등 현행 수시공시의무 위반과 동일한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소 규정과는 달리 사업보고서 등 정기공시 사안에 대한 불성실공시의 경우에는 마땅한 제재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사업보고서 등의 정기공시는 자본시장법을 적용받는 공적 규제 영역으로 한국거래소의 규정 적용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해당 업체의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며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시장에 해를 끼치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숫자 등 중요한 본질적인 내용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단순 기재 오류"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시가 사업 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 관계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만큼 이번 사건으로 공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기업 자료에 장난성 문구가 담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공적인 자료에 장난성 문구가 담긴 것도 문제지만 이를 1년 넘게 거르지 못한 당국 역시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