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이 '부적격'으로 못 박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장관직 수행에 큰 결격 사유는 없다'는 입장으로 일단 엄호에 나선 상태지만, 4·7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 악화를 목격한 터여서 일부 후보자를 놓고는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조승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와 서삼석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는 6일 오전 해당 상임위 야당 간사를 만나 임혜숙 과기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여야는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를 비롯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지만, 문 후보자만 '적격' 의견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노형욱 후보자와 안경덕 후보자는 각각 이날 오후 상임위에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부적격'으로 판단하고 낙마 공세를 펼치고 있는 임혜숙 후보자와 박준영 후보자다.

임 후보자는 아파트 다운계약, 위장전입,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논문 표절 의혹이, 박 후보자는 부인이 관세법을 위반해 고가의 도자기 찻잔 등을 국내로 들여왔고 소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판매했다는 도자기 의혹이 논란이 됐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임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 송구하고 부끄럽고 몰랐다는 해명만 반복했다. 국비 지원 해외 출장에 가족을 동반한 사실에 대해서는 관행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에 대해서도 "배우자의 밀수 의혹에 대해 집에서 사용한 물품이라는 모순된 해명만 내놓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후보자도 후보자지만 이런 후보자를 낸 청와대와 민주당이 더 문제다. 민주당은 지난 4·7재보궐선거 결과는 잊은 듯 장관직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라며 철벽 방어 중"이라고 비판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가 지명철회를 하거나 후보자 본인이 자진사퇴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답"이라고 경고했고, 농해수위 야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부적격 기류가 강하다"라며 "청문보고서 채택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의 고가 도자기 불법 판매 의혹에 대한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자료를 보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민주당은 임 후보자 및 박 후보자와 관련해 우선 야당과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과방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6일 오전 야당 간사를 만나 협의한다"면서 "야당이 반대할 경우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등에 대해 미리 정한 방침은 없다고 밝혔다. 과방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임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서삼석 의원도 "야당과 협의가 우선"이라며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가능성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야당에서 제기하는 의혹이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큰 결격 사유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임 후보자나 박 후보자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할 경우 문재인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또는 여당 단독 채택으로 임명을 강행한 30번째 장관급 인사가 된다.

다만 4·7재보궐선거 참패로 민심 악화를 목격한 여권이 일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부적격 여론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심이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후보자 한 명 정도는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무더기로 강행할 경우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 막 출범한 송영길 체제로서도 부담이 크다. '당 중심'을 내세운 송 대표 체제의 새로운 당청 관계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송영길 대표는 전날 기자들이 야당의 부적격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자 "상황에 대해서 보고를 들어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일각에선 이들 후보자들의 임명이 강행될 경우, 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부담이 될지 측면이 있는데, 인사 효과가 떨어지는 분위기로 가는 거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이번만큼은 청와대의 고민도 다른 때와 달리 굉장히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일단 야당과 협의를 추진하면서 시간을 두고 여론의 추이를 살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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