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위인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의 인수전에 유통과 IT 대기업들이 대거 뛰어들었다. /사진=뉴스1

유통업계가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넣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로 G마켓과 G9, 옥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기업이든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으면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의 큰손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하지만 최대 5조원대에 달하는 몸값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팔려는 쪽과 사려는 쪽의 가격대가 서로 큰 차이를 보이면서 당초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이베이코리아의 본입찰은 다음 달로 미뤄졌다. 

국내 '빅3' 이커머스 업체라는 화려함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가 분명 존재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고 출혈 경쟁이 심한 시장 특성상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다수의 업체가 온라인 쇼핑 부문 강화를 노리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남 주긴 아깝고 내가 갖기엔 부담스럽다'라는 게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의 속내다. 

알짜기업이지만 성장성은 물음표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희망가는 약 5조원으로 알려졌다. 이 액수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는 매출 1조3000억원과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업체로 알짜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주춤한 성장세는 인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2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이 2019년 5.7%로 낮아졌다. 쿠팡 등 경쟁사에 밀려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덩치를 크게 키울 수 있겠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이나 경쟁력 측면에서는 물음표를 지우기가 어렵다"며 "온라인 쇼핑 경쟁에서 밀리면 답이 없다는 불안감 속에서 남 주긴 아깝고 내가 갖기엔 그저 그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미덥지 않지만 이베이코리아가 경쟁사로 넘어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만큼은 피하고 싶은 눈치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가 약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는 신세계, 롯데쇼핑,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동맹을 맺는 등 온라인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는 최근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이커머스 사업 부문 대표를 경질하고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과 홈플러스를 가진 MBK파트너스도 온라인 부문 강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사진=뉴시스

신세계·네이버 동맹 맺나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을 앞두고 업체 간의 수싸움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국내 1위 플랫폼 기업 네이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 신세계와 이커머스 거래액 1위인 네이버가 힘을 모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한다면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이커머스 공룡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공동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이 최대주주, 네이버가 2대 주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사 관계자는 모두 "확인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통해 혈맹을 맺은 바 있다.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또다시 힘을 합칠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가 가세할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네이버쇼핑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7% 수준으로 부동의 1위다.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롯데온(4%), SSG닷컴(3%)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신세계와 네이버가 힘을 모아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넣을 경우 단순 계산으로 시장 점유율 30%를 넘어서는 초대형 쇼핑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2위 쿠팡과도 격차를 크게 벌리며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