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재판에 증인 출석한 전 삼성증권 팀장이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은 경영 안정화를 목적으로 여러 시뮬레이션을 검토한 것'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박사랑·권성수)는 20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전직 삼성증권 팀장 한모씨가 재차 증인으로 나왔다. 한씨는 삼성증권에서 근무하며 검찰이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주도로 만들어졌다고 보는 승계 계획안 '프로젝트G'를 포함해 다수의 승계 문건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씨는 검찰이 '그룹 지배구조 문건'을 제시하며 "이 부회장이 1인 승계를 하든, 법정상속이나 금산분리 강화를 하든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을 추진하려 한 건가"라고 묻자 "전체적으로 논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한씨는 "반드시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이 전제된다기보다는 합병할 수 있는지 여부와 합병했을 때 전반적으로 지배구조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지, 그룹 지분율을 높이는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지 시뮬레이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상속이나 계열 분리는 많은 검토를 했던 기억이 있지 않다"면서 "삼성전자를 지주로 전환할 것인가, 사업 분할할 것인가 내부에서 논의가 많았다"고 했다.
검찰이 "프로젝트G 보고서에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완료 일정까지 정했다. 법정 상속과 금산분리 규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계획했던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한씨는 "그런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한씨는 "결론은 저희가 생각하는 걸 제안하기는 그렇고, 나중에 어떻게 되겠는지 보려는 아이디어였다"며 "개별 상황에 맞춰 이런 방향을 검토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차원으로 계속 보고서를 정리해드린 게 취지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2014년 7월 작성된 문건에서 '에버랜드 상장은 연내 완료하고 상장 후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한다.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은 시간을 두고 결정한다'고 기재된 부분을 제시했다.
이후 검찰은 "지배구조 개선이나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이 필요하다고 검토 의견을 드렸는데 반영됐다고 생각했나"고 물었고, 한씨는 "일부 고려됐을 수 있지만 내부의사 결정 등은 여러 변수가 있다"고 답했다.
한씨는 "지배구조 이슈를 시뮬레이션해보는 게 '지금 그룹이 가진 경영권을 어떻게 안정화할 것인가'라는 목적"이라며 "결론적으로 보고서와 유사한 일정이 있을 수 있지만 배경이나 최종 의사결정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등의 4차 공판은 다음달 3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