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더이상 탈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고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면서부터다. 그야말로 차에서 먹고 자고 놀게 된 것. /그래픽=김영찬 기자
자동차는 더이상 탈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고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면서부터다. 그야말로 차에서 먹고 자고 놀게 된 것.
사람들이 차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자 각종 편의기능도 이용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히 기능만 추가한 것을 넘어 실제 활용할 때 더욱 큰 편익을 주도록 검증을 거친다. 차량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자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직접 체험하는 기회도 마련한다.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자동차 제조사의 새로운 움직임이다.

최근 자동차가 첨단기술을 대거 탑재하는 것도 전기동력화와 함께 차를 중심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다른 무언가와 연결하는 ‘커넥티드’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응용한 기술이 보급되면서 관련 서비스를 활용해보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차 안에서 즐길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크기는 커지고 개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사가 콘텐츠 업체와 제휴하는 것도 당연시됐다. 차에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즐기는 것이 이제 어색하지 않다.


생활과 함께하는 자동차

자동차를 처음 만나는 장소도 확대됐다. 과거엔 새로운 차가 출시되면 해당 브랜드 전시장을 방문해야만 실물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대형 쇼핑몰에서 다양한 신차를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타필드 하남은 이런 트렌드를 이끈 대표적인 장소로 꼽힌다. 테슬라가 국내 진출 당시 이곳에서 브랜드를 알렸으며 BMW·MINI·메르세데스-벤츠·재규어-랜드로버·제네시스·볼보·현대차·할리-데이비슨 등이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전국 아웃렛 등 대형 쇼핑시설에서 자동차 관련 이벤트가 끊이지 않는다. 퀴즈를 진행하며 브랜드를 알리는가 하면 공연을 열어 관람객을 끌어모으기도 한다.

전시장 관계자들은 “주말마다 많은 분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편하게 둘러보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아 상담과 시승 신청도 자연스럽게 진행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각종 사회공헌활동 성격의 캠페인이 늘어난 것도 차의 성격 변화와 함께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자동차 브랜드가 진행하는 캠페인에 반응이 뜨겁다”며 “SNS로 전파되는 참가자의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집처럼 크고 넓은 차에 늘어난 관심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활동이 늘면서 보다 큰 차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활동이 늘면서 보다 큰 차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야외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가족과 함께 즐기는 캠핑 열풍이 불어서다. 차를 활용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차박(차에서 하는 숙박)과 차크닉(자동차를 활용한 나들이) 등 활동도 크게 인기를 얻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준대형 승용차 판매는 전년보다 50.6% 늘어난 30만8795대를 기록했다. 20만5088대를 기록한 2019년보다 10만3707대나 더 팔렸다. 대형차도 22만1051대로 0.9% 증가했다.

외형별 판매량도 트렌드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왜건형 자동차 판매량은 2717대로 전년 1712대보다 1005대 더 팔려 5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SUV는 61만3508대에서 71만7814대로 17.0% 늘었다. 올 들어 4월까지도 SUV 판매가 23만2843대로 돋보인다. 미니밴을 포함한 RV는 4만6142대가 팔려 전년 동월과 비교해 171.4%나 증가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국산 세단 보유자가 다시 세단으로 교체한 비율은 2011년 45%에서 지난해 23%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규로 세단을 구입한 비율은 15%에서 6%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세단에서 SUV로 바꾼 비율은 2011년 9%에서 지난해 16%로 증가했으며 이 기간 SUV에서 다시 SUV로 갈아탄 비율은 4%에서 12%로 3배나 증가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자율주행시대로 점차 접어들면서 자동차는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바뀌어 간다”며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구현되면서 사용자 편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활동에 적합한 SUV가 아니더라도 큰 차에 대한 수요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각 브랜드가 내세우는 편안함의 기준이 미묘하게 다른 만큼 자기 라이프스타일과 맞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