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판사 정종건)은 소방기본법 위반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알코올 의존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22일 0시54분쯤 서울 중구에서 에스컬레이터 낙상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부상자를 구급차로 옮기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구급차 운전석에 탑승해 약 500m를 운전했다.
소방대원들은 구급차가 사라진 것을 안 뒤 약 6분 후 A씨와 구급차를 발견했다. 그 시간 동안 환자는 다른 구급차가 출동할 때까지 대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범행으로 응급환자 이송이 약 20분 지연된 것이다.
범행 당시 A씨는 자동차 면허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202%로 면허취소 기준인 0.08%보다 높았다.
A씨에게는 자동차불법사용 혐의와 도로교통법 위반 무면허 운전 및 음주운전 혐의,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정당한 사유 없이 소방대의 소방장비 효용을 해치고 구급활동을 방해하면 소방기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A씨 측은 구급차를 약 500m 운전한 것은 소방기본법에서 정한 효용을 해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 행위로 인해 일시적으로 소방차를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초래됨으로써 구급활동이 방해됐다"며 A씨 측 주장을 기각했다.
이어 "A씨는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만취해 자동차를 운전했고 면허도 없었다"며 "A씨가 구급차를 임의로 운전해 다른 곳에 둔 행위로 인해 부상자 이송이 지연돼 제때 치료받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 판사는 "이송 지체로 인해 환자에게 중한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A씨가 사실관계와 죄책을 인정하고 있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