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기존 노트북 비켜… 크롬·웨일 기반 제품 ‘대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우리의 업무·학습 방식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이 ‘뉴노멀’이 되면서 이를 돕는 각종 IT기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성장세를 보이는 기기가 바로 ‘크롬북’이다.
◆‘크롬’이 OS도 맡는 노트북 ‘크롬북’
구글이 2011년 처음 선보인 크롬북은 현재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의 65%가량을 장악한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이 운영체제(OS)를 겸하는 형태의 노트북(랩톱)이다. 리눅스 기반으로 크롬 브라우저를 활용해 개발한 ‘크롬OS’로 구동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기반 PC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애플 맥OS 제품군과도 구분된다.
크롬북은 OS에서 비롯되는 특징으로 시스템이 가볍고 빠르며 웹 친화적인 성격을 띤다. 기본적으로 대부분 작업을 인터넷 연결을 통해 구글 클라우드에서 수행하도록 돼 있다. 하드디스크 등 별도 저장공간이 거의 없고 따로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할 일도 드물다. 크롬 웹스토어로 필요한 기능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배터리도 오래가는 편이다.
처음부터 보급형 PC로 자리잡은 만큼 기기 가격도 대개 30만~70만원대에서 형성된다. 윈도 PC와 달리 OS나 오피스 프로그램 등 SW 라이선스 비용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도 한몫한다.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그동안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특히 교육부문에서 점점 세를 넓혀왔다. 가성비 좋고 관리하기 편하면서 보안 위험도 비교적 낮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산업계에서도 윈도 PC를 크롬북으로 바꾸는 곳이 늘고 있다.
◆10년 만에 대세로… 맥을 뛰어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은 총 6820만대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이미 높았던 지난해 연간 성장률(32%)마저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반도체 수급난 등 공급망 문제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펜트업 현상이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경우 올해 1분기 전 세계 크롬북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275% 상승한 1198만대 규모로 집계했다. 이 조사에서 주요 제조사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1분기에 1.6% 불과했던 점유율을 한 해 만에 10.0%까지 끌어올렸다. HP(36.4%)와 레노버(25.9%) 및 에이서(11.9%)에 이어 크롬북 분야 글로벌 4위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233.0% 성장한 결과다.
◆국내 크롬북 시장 드디어 꽃 피나
미국에서는 코로나 이전인 2018년에도 크롬북의 초·중·고 교육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는 상태였다. 반면 한국에선 국제학교 등 일부 사용 사례 외에는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해외 위주로 크롬북 사업을 진행했고 LG전자는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국산 업체 중 시중에 크롬북을 선보인 곳은 스타트업 포인투랩 정도다. 에이서(Acer)와 에이수스(ASUS) 등 대만업체를 중심으로 외산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주도해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CES 2021서 호평받은 ‘갤럭시 크롬북2’를 북미 출시와 함께 국내 교육 시장에도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1분기 가장 많은 크롬북 판매량을 기록한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와 에이서 둘뿐이던 크롬북 조달 등록 업체에 이 분야 글로벌 1위 HP가 올해 초 추가됐으며 글로벌 노트북 1위인 레노버도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노트북 시장을 양분하는 LG전자도 크롬북 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권상준 한국IDC 이사는 “크롬북은 기존 노트북의 절반 수준 가격에 클라우드 기반 간편한 사용성을 제공함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원격학습 수요에 맞춰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키보드를 갖췄고 스타일러스 펜을 지원한다는 점도 교육 분야에서 선호하는 이유 같다. 프리미엄 노트북 제품군과 함께 최근 컨버터블 투인원(2-in-1) 노트북의 성장세를 이끄는 한 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 국내 크롬북 시장은 3만대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로 보인다”면서 “교육부문은 앞으로 OS 다변화가 예상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이어 최근 발표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크롬북 도입 수요도 국내 시장 성장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롬북 대항마 뜨나… ‘웨일북’ 하반기 출격 대기
크롬북은 구글의 전략 제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가성비 좋은 크롬북을 통해 구글의 각종 서비스에 익숙한 구글 클라우드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웨일북은 ‘웨일OS’로 구동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개인용 노트북형 컴퓨터다. 네이버 계정이나 ‘웨일스페이스’를 통한 서비스 환경을 지원한다. ‘웨일스페이스’는 다양한 웹 기반 서비스를 웨일 브라우저에서 제공해 사용자가 웨일 계정 하나로 각종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그동안 저가형 넷북이나 태블릿 제품군과 경쟁해온 크롬북에게 사실상 첫 라이벌이 나타나는 셈이다. 주요 공략 대상은 물론 비대면 교육 시장이다.
김주형 네이버 웨일 리더는 “네이버의 기술이 심화되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참여자의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미래형 디지털 교육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교육에 최적화된 디바이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을 학교와 교사가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고 학생의 디바이스 환경도 필요할 때 제어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웨일북은 교육기관 단위로 플랫폼 계정을 지원함으로써 서비스를 기관마다 맞춤형으로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높은 국내 교육현장에 발맞추는 기술지원으로 국산업체로서 강점을 갖는 요소다. 네이버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를 활용한 각종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김 리더는 “인프라 부족 상태에서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교육현장, 특히 이미 ‘웨일스페이스’를 사용하는 곳에 우선 적용하면서 유용성을 확인한 뒤 일반 소비자 대상 상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는 디바이스 자체보다는 ‘웨일스페이스’ 플랫폼 및 파트너 서비스와 함께 통합 패키지 형태로 진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웨일팀은 ‘웨일스페이스’ 플랫폼 내 브라우저를 시작으로 OS와 디바이스까지 개발하며 사용자 요구사항을 전방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웨일북만 있으면 환경과 지역에 상관없이 최고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다양한 교육 서비스 회사와 협력해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웨일, 국내 웹브라우저 본좌 '도전'… 크롬 대항할 무기는?
◆크롬에 본좌 내준 IE… 기본에 충실한 ‘크로미움’
2008년 등장한 크롬은 국내·외 웹브라우저 시장을 선도해 나갔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4월 기준 글로벌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의 점유율은 PC 67.53%, 모바일 63.17%다. 국내에서도 크롬 점유율은 50%를 넘어설 정도로 압도적이다.
과거 글로벌 웹브라우저 시장은 사실상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독점했다. IE가 인터넷 그 자체를 대변하던 시기였다.
IE가 완벽한 웹브라우저였던 것은 아니다. 브라우저 엔진으로 채택된 ‘트라이던트’는 웹 표준 언어 HTML5와의 호환성이 떨어져 해당 언어 기반의 콘텐츠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꼭 필요한 기능 실행을 위해서도 액티브X 등 각종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불편함은 둘째치고 보안취약점이 쌓이면서 사이버위협에 노출될 우려가 컸지만 이용자에겐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가볍고 안전한 웹브라우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던 시기 구글은 ‘크롬’을 선보였다. 크롬의 기반이 된 ‘크로미움’은 브라우저 본연의 기능인 속도와 보안에 충실했다. 필요한 부가기능은 이용자가 직접 웹스토어에서 받아 쓸 수 있도록 했다. 자동으로 뜨는 광고를 차단하고 싶다면 웹스토어에서 애드블록(광고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HTML5와 호환성이 높은 것이 크롬의 가장 큰 특징이다. 덕분에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 상에서 바로 콘텐츠 실행이 가능하다. 실제 크롬은 출시 직후 HTML5와의 호환성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 555점 만점에 269점을 기록했다. 당시 IE는 절반도 안 되는 113점이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IE와 비교해 속도도 빠르고 보안도 우수했던 크롬으로 자연히 이용자가 넘어갔다”며 “구글이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발 빠르게 움직여 글로벌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전했다.
◆속 같지만 겉 다르다?… 크로미움 기반 웨일 “모바일 사용성 PC로 가져와”
크롬을 통해 입증된 크로미움 오픈소스의 성능은 빠르게 글로벌 웹브라우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IE로 인터넷을 지배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조차 2015년 IE를 대체할 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하며 크로미움 대열에 합류했다.
네이버가 2017년 선보인 ‘웨일’도 오픈소스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소스 특성상 기술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많은 이들이 기여해 다시 기술이 고도화되는 구조”라며 “크로미움 바탕으로 각자가 어떻게 독립적이고 혁신적인 웹브라우저 엔진을 만드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ISA 관계자도 “화상회의에 필요한 RTC(Real-Time Communication·실시간 통신기술) 기능이 제한되는 IE 대신 크롬이나 웨일을 선택하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브라우저 사용이 늘면서 각 브라우저가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디바이스나 OS에 상관없이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그린드랍’ 기능이나 PC 웨일에서 검색한 업체에 ‘전화걸기’ 버튼을 누르면 휴대전화로 번호가 전달되는 ‘PC전화’ 기능을 추가해 모바일과 PC의 연결성을 높였다.
웨일 서비스를 이끄는 김효 책임리더는 “모바일이 대세가 된 지금도 많은 브라우저가 아직 PC에 최적화돼 있다”며 “모바일 시대 브라우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춰 PC 사용성을 재정의했다”고 설명했다.
‘유저 퍼스트’라는 방향성 아래 국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즉각 반영하기 위한 ‘웨일 연구소’도 설립했다. 일종의 고객센터라 볼 수 있는 웨일연구소는 이용자 의견을 최대한 빠르게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웨일 관계자는 “웨일이 무료로 제공하는 화상회의 솔루션인 ‘웨일온’은 열흘 남짓 동안 무려 업데이트가 10번 이뤄졌다”며 “수업할 때 칠판의 판서가 좌우반전된다는 교육현장에서 제기된 불만을 바탕으로 이용자가 좌우반전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웨일은 국내 이용자에 최적화된 기능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무기 삼아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나갔다. 4월 기준 PC와 모바일을 합친 통합 점유율 7.73%를 기록하며 크롬과 삼성인터넷, 사파리의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웨일과 같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웹브라우저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몇몇 웹브라우저만 존재하면 사용자를 위한 정책 변경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때 독점적 우위를 점했던 IE가 대표적인 사례다. MS는 2009년 IE8을 선보인 지 2년이 지나서야 다음 버전인 IE9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크롬이 2011년 한해 동안에만 업데이트를 8번 실시한 것과 대조된다. MS가 새 브라우저를 출시하지 않겠다며 브라우저 개발팀을 해체했던 것도 이미 유명한 일화다.
업계 관계자는 “웹브라우저는 디지털 시대의 인프라다. 키오스크와 엘리베이터 터치스크린 시스템 기저에도 모두 웹브라우저가 있다”며 “단순히 인터넷 사용 프로그램이 아니라 용도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면 다양성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웨일, 이 사이드바 위젯과 찰·떡·궁·합
웨일 이용자는 주로 ▲네이버 캘린더 ▲네이버 메일 ▲네이버 증권 ▲밴드 ▲네이버 Keep ▲네이버메일 ▲네이버 카페 새글알림 ▲네이버쇼핑 최저가 비교 등 네이버 앱을 사이드바 위젯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이밖에 ▲유튜브 ▲페이스북 메신저 ▲단어은행 ▲택배 배송 조회 ▲집중하라냥 ▲게임 ‘2048’ ‘Flappy bird’ 등의 확장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집중하라냥’은 작업의 효율을 올리기 위한 방해사이트 경고 및 차단 앱으로 이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해 유용하다.
이용자가 사용하고 싶은 앱이 있다면 ‘웨일 확장앱 콘테스트’을 통해 등록할 수 있다.
웨일 이용자는 주로 ▲네이버 캘린더 ▲네이버 메일 ▲네이버 증권 ▲밴드 ▲네이버 Keep ▲네이버메일 ▲네이버 카페 새글알림 ▲네이버쇼핑 최저가 비교 등 네이버 앱을 사이드바 위젯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이밖에 ▲유튜브 ▲페이스북 메신저 ▲단어은행 ▲택배 배송 조회 ▲집중하라냥 ▲게임 ‘2048’ ‘Flappy bird’ 등의 확장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집중하라냥’은 작업의 효율을 올리기 위한 방해사이트 경고 및 차단 앱으로 이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해 유용하다.
이용자가 사용하고 싶은 앱이 있다면 ‘웨일 확장앱 콘테스트’을 통해 등록할 수 있다.
강소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