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29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은퇴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5.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이상철 기자 = 은퇴식을 앞두고 신인 시절 유니폼을 입은 김태균(39)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7개월 전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을 때 펑펑 눈물을 흘렸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한화는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전을 김태균의 은퇴 경기로 진행한다. 특별 엔트리에 등록된 김태균은 한화의 4번타자 1루수로 깜짝 선발 출전, 경기 시작과 함께 교체된다.

실제로 1루 수비를 하거나 타격에 서지 않지만, 한화 팬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 경기 후에는 독수리군단의 얼굴이었던 그의 은퇴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김태균은 이날 경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은퇴하고 시간이 많이 지났다. 은퇴 기자회견 때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렸다. 그 뒤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 감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당일이 되니까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2001년 신인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태균은 '대장 독수리'로 활동하면서 KBO리그 최고의 우타자로 자리매김했다.

KBO리그 2014경기를 뛰면서 타율 0.320 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 출루율 0.421의 성적을 남겼다.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그는 우타자 최초로 300홈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지난해 체질 개선이 요구된 한화의 미래를 위해 은퇴를 결심,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리고 한 방송의 야구 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한화와 인연의 끈은 끊어지지 않았다. 한화는 김태균을 스페셜 어시스턴트에 임명했고, 김태균이 사용한 등번호 5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한화의 영구결번은 장종훈(35번), 정민철(23번), 송진우(21번)에 이어 4번째다.

김태균은 "영구결번은 훌륭한 업적을 남겼던 선배들만 누렸는데 내가 계보를 잇게 돼 영광이다. 내 등번호가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남아 한화 팬과 함께 할 수 있으니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태균과의 일문일답이다.

-오늘 은퇴식이 열리는데.
▶은퇴하고 시간이 많이 지났다. (지난해 10월 22일) 은퇴 기자회견 때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렸다. 그 뒤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 감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당일이 되니까 감회가 새롭다.

-52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지금 가장 감사한 분으로 박찬혁 대표이사님이 떠오른다. 대표이사님이 오셔서 팀이 많이 변했다. 아마 오시지 않았다면, 나도 영구결번 지정, 은퇴식 등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구결번은 훌륭한 업적을 남겼던 선배들만 누렸는데 내가 계보를 잇게 돼 영광이다. 내 등번호가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남아 한화 팬과 함께 할 수 있으니 기쁘다.

-52번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솔직히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야구를 시작할 때 아무 생각도 못했는데 아버지께서 정해주셨다. 사실 한 자릿수 등번호나 에이스 등번호가 갖고 싶었는데 아버지께서 반대하셨다. 이 등번호 덕분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의미를 부여한다면, 지금의 김태균을 만들어준 등번호다.

-신인 시절 유니폼을 착용했는데.
▶(1999년) 우승했을 때 유니폼 아닌가. 또한 신인 시절 입었던 첫 유니폼이기도 해서 의미가 큰 것 같다. 이렇게 15~16년 만에 이 유니폼을 입으니까 마치 입단 인터뷰를 하는 것 같다(웃음).

-은퇴식이 거행되면 어떤 느낌이 들 것 같은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지금은 잘 마무리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사실 은퇴 기자회견을 할 때도 내가 그렇게 많이 울 것이라고 상상하지 않았다. 나조차도 너무 당황했다.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기 전에는 가족과 함께 시구, 시타를 하는데.
▶이번이 처음이다. 내 성격이 예민해서 현역 시절에는 가족이나 지인이 야구장을 방문해 나를 지켜보는 게 너무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다. 또한 그때마다 성적이 안 좋았다. 내가 알기로 아이들도 야구장을 별로 찾아온 적이 없다. 오늘이 마지막인데 아이들과 시구, 시타를 하게 돼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은퇴 이후 후회한 적은 없는가.
▶딱 한 번 있었다. KIA의 신인 투수 이의리가 시즌 초반에 워낙 좋은 공을 던졌다. 그 공이 무척 궁금했다. 은퇴하지 않았다면, 타석에 서서 한 번 쳤을 것 아닌가.

-끝내 우승을 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그럼에도 다시 기회가 주어져도 한화에 입단할 것인가.
▶우승하지 못한 건 나의 단점이자 아쉬움이다. 그렇지만 난 어려서부터 한화를 보고 자랐으며, 이 팀에서 선수로 뛰는 게 목표였다. 내가 원하는 팀이었던 만큼 우승할 수 없어도 또 한화에 입단하겠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우승은 유일하게 남은 아쉬움이다. 후배들이 나를 대신해 꼭 (우승의 한을) 풀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밖에 있지만 한화 경기를 많이 지켜봤는데 분명 더 좋아질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앞으로 경험을 더 쌓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나와 힘을 보태면 강팀이 될 수 있다.

-한화의 다음 영구결번 후보는 누구일 것으로 예상하는가.
▶후보가 너무 많은데 모든 선수들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홈런을 제외하고 구단 타자 최다 기록을 보유 중이다. 후배들이 그 기록을 다 깨고 영구결번 지정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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