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대담 박태정 사회부장·이승환 기자 = 김창룡 경찰청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를 비롯한 대상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26일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진행된 뉴스1과 인터뷰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모든 기법을 동원해 전국 각지의 부동산 투기를 발본색원한다는 자세로 수사하고 있다"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기획부동산 의혹 2516명 내수사
국회의원과 고위직의 내부정보 이용 부동산 투기 의혹 규명은 올해 1월1일 출범한 국수본의 최대 과제 중 하나다. 지난 3월 초 시민단체의 폭로로 촉발된 투기 의혹은 LH에서 그치지 않고 국회, 중앙부처, 대통령경호처, 지방자치단체와 기초의회로 거세게 번졌다.
김 청장은 "국수본을 중심으로 조직의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현재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 인원이 2300명을 넘었고 '내부정보 이용 공직자 투기' 행위자 구속, 몰수·추징 보전으로 투기수익 환수를 비롯한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직자 투기 비리 수사는 '내부 비밀 취득'과 '비밀을 이용한 투기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선출직이나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내부 정보를 보고 받았다는 것이 문서화하지 않았을 경우 비밀 인지 시점 등 물적 증거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그러면서도 "고위공직자 수사는 실무자 수사와 비교해 내부 비밀 취득과정 등을 밝히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면서도 "국수본이 성역 없이 엄정 수사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국수본을 주축으로 꾸려진 부동산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따르면 24일 기준 경찰이 부동산 투기와 기획부동산 의혹 등으로 내·수사한 인원은 총 2516명(614건)이다. 이중 34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부동산 투기와 기획부동산 의혹 등으로 구속된 인원은 총 16명이다.
◇고위직 투기 의혹 밝혀낼까
그러나 경찰의 내수사 대상에 오른 국회의원 5명 가운데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1명만 강제수사를 받은 상태다. 나머지 4명 중 2명은 불입건됐고 남은 2명 또한 무혐의 처분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불입건이란 범죄 혐의나 공소권이 없을 때 또는 사건이 성립하지 않을 때 관련자를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투기 의혹이 제기된 국회의원의 범죄 혐의가 애초 뚜렷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경찰의 부동산 투기 수사가 국회의원을 비롯한 사회 유력 인사의 의혹을 규명하지 못한 채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국회의원과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수사는 물론 중요하지만 말단부터 고위직을 가리지 않고 우리 공직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부동산 부패를 근절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의의이자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말단직이나 실무자 투기 의혹도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투기를 하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수사를 통해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030 지켰더니 보행자 더 잘 보여"
김 청장은 시행 한 달이 지난 '안전속도 5030' 정책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지난 4월17일 시행된 안전속도 5030은 도시지역 차량 제한속도를 일반도로는 시속 50㎞,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하향조정한 것이 골자다. 일반도로 제한속도가 기존보다 10㎞ 낮아진 것이다.
김 청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전 근무지였던 부산경찰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5030 시범 운영을 했다"며 "부산청장으로 있던 당시 5030을 지키기 위해 제한 속도 초과 시 경고음이 나오는 내비게이션을 켠 채 운전했다"고 했다.
그는 "기존보다 일반도로 제한속도가 10㎞ 낮아져 운전하면서 처음엔 약간 답답함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니 '사람'이 더 잘 보이고 주변 풍경도 더 잘 보였다"고 했다. 사람과 풍경이 더 잘 보였다는 것은 보행자의 안전을 더 고려해 운전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김 청장은 "50㎞ 미만으로 달렸더니 시야가 넓게 보여 여유를 더 느낄 수 있다"며 "보호 장치 없는 보행자 입장에서는 차량 속도가 10㎞만 높아도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이 '안전속도 5030' 정책의 한 달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21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4명)보다 7.7% 줄어들었다. 전치 3주 이상 중상자는 2778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45.3% 감소했다.
김 청장은 "(차량) 전체 속도는 10㎞로 줄어들지만 (보행자가) 중상해 입을 확률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증명된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