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31일(이하 현지시간) 메모리얼 데이 휴장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에도 경제 정상화에 대한 낙관론이 이어지며 강보합권 마감했다. 메모리얼 데이는 미국에서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기념일로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날이다. 매년 5월 마지막주 월요일로 정해졌다.
지난 2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81포인트(0.19%) 오른 3만4529.45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3포인트(0.08%) 상승한 4204.1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46포인트(0.09%) 오른 1만3748.74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주목하는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우려했던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상승했다. 연준은 지난 2000년 인플레이션 목표 설정을 CPI(소비자물가)에서 PCE(개인소비지출)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PCE는 소고기 가격이 상승할 때 닭고기 구입하는 소비자도 추적하는 등 CPI 보다 더 정확한 인플레이션 지표로 보고 있다.
4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13.1% 급감하며 지난달 발표(20.9% 증가)와 예상치(0.5% 증가)를 하회했다. 전월 수치는 추가 부양 자금 지급에 따른 결과로 지난달에는 3월 대비 지급 금액이 41.4% 감소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세부적으로는 급여 소득의 경우 고용 개선 등으로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사업주소득과 임대 소득도 각각 3.2%와 0.5% 늘었다.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지난달 발표(4.7% 증가)과 예상치(0.6% 증가)를 하회한 수준이다. 가정용 가구 및 가전제품이 1.7% 감소하면서 내구재 지출이 0.9% 줄었다. 자동차 및 부품 구매는 지난달(19.7% 증가)에 이어 이달에도 1.6% 늘었다. 호텔, 레스토랑, 레크레이션 서비스 등 경제 정상화 관련 품목의 성장이 이어졌다.
4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예상과 부합했다. 근원 PCE도 전월 대비 0.7% 상승해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3.1% 올라 199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날의 1.609%에서 1.6% 아래로 떨어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표 발표 직후 달러화는 강세폭을 확대했고 국채금리도 상승세를 보였지만 예상과 부합된 수준이라는 점이 부각되자 시장은 안정을 보이며 덜러화와 국채금리는 상승을 반납했다"면서 "주식시장은 지난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당시와 달리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정상화 관련 세부 항목들이 개선되면서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업체인 세일즈포스(CRM)는 견조한 실적발표에 이어 올해 가이던스를 상향 제시하며 5.43% 올랐다. 엔비디아(NVDA)는 호실적에 증권사의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며 4.88% 상승했다.
반면 휴렛 팩커드(HP)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수요가 코로나19 락다운 완화로 정점을 찍고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올해 수요를 충족하는 데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경영진의 발언에 8.94% 하락했다.
'밈 주식'(meme stock)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밈은 인터넷에서 모방을 통해 유행처럼 번지는 문화적 현상이나 콘텐츠를 일컫는다. 트위터나 인터넷 토론방인 레딧 등에서 유행하는 종목들을 밈 주식이라고 부른다.
AMC엔터테인먼트는 장중 38% 넘게 급등한뒤 9% 가까이 하락하는 등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다가 1.51% 하락 마감했다. 게임스톱도 장 초반 6% 가까이 상승하더니 하락 전환해 12.64% 급락했다. 대표적인 밈 주식인 AMC와 게임스톱의 주가는 올 들어 모두 1000% 이상 올랐다.
비트코인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코인베이스(-4.27%) 마이크로스트레지(-4.83%) 올트 글로벌(-5.26%) 라이엇 블록체인(-4.81%) 등 관련주가 부진했다.
테마 ETF(상장지수펀드)에서는 대마와 배터리소재가 강세를 나타냈다. 의료용 대마초를 생산하는 크로노스그룹은 14.8% 올랐다. 헥소는 캐나다 대마초 업체 레데칸(Redecan) 인수 계획을 발표하자 9.5% 올랐다.
서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폭 강세를 보인 점은 한국 증시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 증시는 중소형 개별 종목군 보다는 실적이 견고한 종목군, 더불어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제 정상화 관련 종목군의 강세가 뚜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