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베이징 천안문 사태 32주년을 맞아 시위대가 지난 4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경찰에 맞서 시위를 펼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홍콩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천안문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경찰 포위에도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를 이유로 집회가 2년 연속 금지되자 당국의 경고에도 촛불을 켜며 자유 수호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콩 당국이 연례 촛불집회를 금지했음에도 빅토리아 공원을 중심으로 시위대가 집결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시위대는 휴대폰 손전등을 비추며 행렬을 이루고 거리를 행진했다.

WSJ은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였지만 경찰이 불법 집회를 빌미로 시위대를 구속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위험 부담을 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올해 추모 집회를 금지했으며 경찰 7000명을 투입해 불법 집회를 단속하기로 했다.

올해 시위는 코로나19 시국을 감안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어떤 이들은 천안문의 상징인 탱크를 연상시키는 소형 레고를 땅에 놓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경찰의 행적을 주시하면서 공원 인근에 촛불을 켜기도 했다.

이날 오후까지 수백 명의 경찰이 공원과 주변 상점에 모여 행인들의 신원을 확인했고 밤에는 경찰이 공원 근처에서 일부 시위대를 긴급체포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집회는 예년과 달리 코로나19를 이유로 집에서 안전하게 보낸 이들이 많았다고 WSJ은 전했다.

홍콩 시민 카미 라우는 올해는 집회 참석 대신 줌(화상채팅 플랫폼)을 통해 교회 친구들과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마음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십여 년간 6월 4일 집회에 꼬박 참석했는데 올해는 줌을 통해 기도를 드렸기에 비겁하고 쓸모없는 사람이 된 느낌이 들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마음속에서 진실을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32주년을 맞이한 천안문 사태는 지난 1989년 6월 4일 중국 정부가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날이다. 이 과정에서 1만5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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