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20여년 전 부인과 딸을 수차례 때린 혐의로 강제퇴거된 후 위조 여권으로 재입국한 외국인이 "귀화허가 취소가 부당하다"고 행정소송을 냈다가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2부(부장판사 홍기만)는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귀화허가 취소처분 취소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99년 부인과 딸을 수차례 때린 혐의로 구소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9월 법무부는 A씨에게 5년 강제퇴거 명령을 내렸다.
A씨는 2년 뒤 본국인 파키스탄에서 기존 인적사항 대신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을 기재해 B씨로 여권을 재발급 받았다. 이후 재입국에 성공한 A씨는 위조 여권에 쓰인 인적사항으로 국내에서 B씨로 지냈다. 이후 A씨는 대한민국 국민과 재혼했고 2006년 법무부 귀화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서울출입국관리소와 경찰이 외국인의 지문검색을 실시하던 중 B씨와 A씨가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같은해 6월 법무부는 "거짓과 부정한 방법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며 A씨의 귀화허가를 취소했다.
A씨 측은 이에 불복해 2019년 1월 법무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과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파키스탄에서 적법 절차를 밟아 개명한 후 잘못된 출생일을 정정해 여권을 새로 받은 것뿐"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약 20년 섬유무역사업체를 운영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1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 사건 처분으로 A씨가 무국적자가 될 위험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귀화허가 행정의 적법성 확보가 A씨의 사익보다 크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음주운전으로 수차례 형사처벌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07년과 2011년에는 아동복지법을 위반해 입건되기도 했다"며 "만일 A씨가 외국 국적으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었다면 즉시 강제퇴거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입국금지 기간에 다른 인적사항이 기재된 여권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해 사회생활을 한 것은 외국인 국적 취득의 전반적인 법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행위"라며 "A씨 자신도 '입국이 어렵게 되자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로 여권을 발급받아 입국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씨 측은 항소했지만 2심도 1심이 옳다고 봤다.
2심은 "A씨는 국적법이 귀화 요건으로 정한 '품행이 단정한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법무부가 이 같은 사정을 알았다면 귀화를 허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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