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과거 슬럼프를 회상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 3'에는 박지성이 게스트로 출연해 축구 인생 이야기를 털어놨다.
박지성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행을 택했었다. 당시 선택지가 3군데였다고 밝힌 그는 "히딩크 감독님이 있는 PSV, 일본 리그에서의 재계약, 한국에서 백지수표 제안도 있었다"라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결국 PSV로 마음을 굳혔다는 박지성은 "유럽은 환경도 그렇고 확실히 다른 세상이었다. 말도 안 통하고 무릎도 안 좋은 상태로 갔으니까 적응을 빨리 해야겠다 했었다"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나 무릎 부상으로 인해 결국은 슬럼프를 겪게 됐다고. 박지성은 "일본에 있을 때부터 아팠는데 MRI를 찍어도 원인을 못 찾았다. 그 상태로 네덜란드에 갔는데 거기서도 못 찾은 거다. 시간이 흘러 팀닥터가 얘기하더라.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해서 열어보자고 했다. 그랬더니 무릎 연골 파열이었다. 제거 수술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지성은 "당시에는 축구하는 게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지금까지도 그런 느낌은 그때밖에 없었다"라고 속내를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홈팬들도 저한테 야유를 많이 하더라. 교체 선수로 뛰려고 서 있는데 야유를 한다. 또 공이 나한테 오면 야유를 시작한다. 제 발이 공에서 떠나면 야유가 딱 끝난다. 3만여 관중이 들어올 수 있는데 매번 그런 상황이 펼쳐지니까 상당히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이어 "당시 판 보멀 선수가 주장이었다. 근데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 왜 데려왔냐' 이 한마디를 해서 힘든 상황이 지속됐다. 그런 상황이 몇 개월 갔다"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이를 듣던 MC 유희열은 "히딩크 감독님 입장에선 자신이 데려왔으니까 마음 아팠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당시에는 아무 말 안 하셨다. 그해 전지훈련에 가서 개별 면담을 하는데 '일본으로부터 3개의 제의를 받았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난 널 보내고 싶지 않다, 선택은 너의 몫이다'고도 하셨다. 스스로 지금 못하는 걸 알았지만 본 모습은 이게 아니라는 걸 저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저도 '여기서 더 하겠다' 얘기를 했었다"라고 밝혔다.
박지성은 1년만에 슬럼프를 극복하게 됐다고 전했다. UEFA컵 페루자와의 원정 경기를 언급하며 "그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고 나서는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한번도 없었다. 아마 그 경기를 기점으로 모든 게 변했던 것 같다"라고 해 눈길을 모았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