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부채 증가… 꿈 좇다가 빚에 쫓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은 30대가 전년 대비 23.9%포인트 오르며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0대 23.8%포인트 ▲40대 13.3%포인트 ▲50대 6.0%포인트 ▲60대 이상 마이너스(-) 3.2%포인트 순으로 집계됐다.청년층 부채 증가엔 코로나19가 방아쇠 역할을 했다. 기업 상황이 위축되자 고용 시장에 한파가 찾아왔고 실업난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청년층이 늘었다. 지난해 청년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8만3000명이 감소한 376만3000명으로 집계되며 감소세를 보였다. 청년실업률은 9.0%, 체감실업률은 25.1%에 달한다
특히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인 취약 청년층은 은행 이용에 제한이 생기자 생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금융권 대출에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전년(9630억원) 대비 19% 증가한 1조1000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 증가율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대의 리볼빙 잔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말엔 3700여억원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말 4000억원대로 오르며 증가율 6.8%를 기록했다. 30대는 리볼빙 잔액이 6.2% 감소했고 40대와 50대 역시 각각 2.9% 줄었다.
채무로 막다른 길에 내몰리자 청년층 개인회생 신청도 늘고 있다. 2019년 말 대비 지난해 상반기 개인회생 접수율은 20대 남성이 29.8%, 20대 여성이 24.7% 올랐다.
금리 인상 카드 ‘카운트 다운’… 부실 폭탄으로 돌아오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은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자 폭탄’ 불안도 감돌고 있다. 특히 채무 비중이 확대된 청년층에 타격이 집중될 것이란 염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 전개에 달려있다”며 “경제가 호전된다면 그에 맞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더불어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지속되면 부작용이 너무 크고 그때 가서 조정하려면 더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므로 지금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국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미국 역시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리 딜레마’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의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4%로 수정 전망하면서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올 1분기 미국의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통화량 등 경제 변수를 바탕으로 6개월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의 적정금리를 추정한 결과 올해 1분기 금리 수준인 0.07% 대비 1.37~1.54%포인트 올라야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한국의 단기 국공채 금리를 미국의 적정 금리상승 폭만큼 높일 경우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1.54∼1.7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되면 연간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은 25조6000억~28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금융 부채가 있는 가구 비율(57.7%)을 고려하면 금융 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 부담은 연 220만~250만원 늘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상 시 청년 등 금융 취약층 타격… 대비 필요”
전문가들은 가계 대출 금리 인상 시 청년층을 포함한 금융 취약층의 부담을 우려하면서 정부의 재정 건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청년층을 포함해 부채 규모를 늘리던 금융 취약층을 중심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현실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어 한국도 대비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는 올해 4월까지 거둬들인 세금이 1년 전보다 33조원 늘었지만 하반기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논의하는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하면 국가 재정 건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보편적 지원보다는 어려운 계층을 선별 지원해 재정 건전성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게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