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를 생각한다'를 펴낸 작가이자, 곧 졸업을 앞둔 서울대 학부생 임명묵씨(28)를 만나 '90년대생론'에 관해 물어봤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한국은 1등부터 5000만등까지를 일렬로 세운 다음에 자신의 위치를 정하고 '위로 올라가야한다'고 계속 압박을 주는 사회 같아요"
12일 경기도 광명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울대 재학생 임명묵씨(29)가 한국사회에 대해 내놓은 진단이다. 임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 출산율 꼴찌 같은 지표는 한국이 구성원들에게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회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명절 때만 봐도 무슨 생애주기별로 (대학 입학, 취업, 결혼, 출산 등) 임무를 깨야하잖아요. 마치 엄청나게 정해진 정석적인 인생의 방법이 있는 것처럼. 사실 달성하기 굉장히 어려운 것들이고 노력을 많이 해야하는 것들인데…"
임씨는 "계속해서 열심히 살라고 하고 몰아치고 압박을 주니까 기진맥진하고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삶을 끊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식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특히 90년대생들이 직면한 현실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달 출간한 저서 'K를 생각한다'에서 "사회경제적 상층으로 향하는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던 90년대생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격렬해진 경쟁에 몰두했다"며 "이들의 삶은 최소한 중학생 때부터 시작된 학업 경쟁과 그 뒤를 잇는 취업 경쟁, 그 뒤의 자산 경쟁의 연속이었다"고 썼다.
20대가 겪는 사회적 압박과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 4월 서울대 '울분 연구팀'이 공개한 '2021년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를 보면, 20대는 실직이나 취업 실패를 겪은 적 있다고 답한 비율이 37.9%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우울 점수도 20대가 8.51점으로 30·40·50대 이상보다 높은 것은 물론, 평균 7.24점을 훨씬 웃돌았다.
그러나 임씨가 경쟁을 부정적으로만 본 것은 아니었다. 임씨는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한국의 특징들이 고도성장을 비롯해 인류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발전을 만들어낸 원동력이기도 하다"며 경쟁의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압박은 우리의 핵심적인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있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라는 점에서 딜레마"라고 했다.
"사회를 일원적으로 바라보고 모든 이들을 서열화하는 위계성, 그 피라미드 속에서 어떻게든 위계를 거부하고 상승하고자 하는 상향심, 속도 지상주의, 도덕을 통해서 발언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누구보다도 세속적 상향을 원하는 이중적 심리. 아마 한국 문화의 이런 요소가 이 사회를 '미래'로 끌고 간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초경쟁 사회 한국에 대해 90년대생 임씨가 내린 결론이다.
임씨는 1994년 충남 조치원에서 태어나 2013년 서울대 인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본교 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해 중동에 관해 공부할 예정이다.
그는 90년대생을 노력해도 미래를 개선할 희망이 없는, 불안하고 불만에 가득 찬 세대. 이미 겪고 있는 스트레스를 키울 모든 책임이나 간섭을 거부하는 '탈가치 세대' 어릴 적부터 정보기술(IT)에 친숙한 '디지털 노마드'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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