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뉴스1) 장은지 기자,한유주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에 대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개입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대선 전에 수사를 끝내겠다는 말도 남겼다.
김 처장은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윤 전 총장 사건은 입건 단계로 아직 본격 수사 전이라고 언급했다.
김 처장은 윤 전 총장 수사가 대선 전에 종료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선거에 영향을 줄 의향이 없고, 그 부분은 적절하게 수사기관으로서 말이 안나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처장은 '윤 전 총장 수사가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하겠나'라는 질문에는 "선거에 영향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논란이 안 생기도록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사건들은 모두 다 피하고 그 외의 사건들로만 수사하기도 어렵고 그것이 바람직하지도 않아 보인다"고 정면돌파 의지도 드러냈다.
다만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고 수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각론'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 처장이 대선 전에 수사를 끝내고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된다 가정하더라도, 윤 전 총장이 입건된 자체만으로 향후 대선 국면에서 유권자들에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수사대상으로 입건한 것만으로도 당사자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김 처장은 "공수처는 고소고발 사건을 자동으로 입건하지 않고 사건 분석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며 "수사는 정치적 고려나 정치적 일정을 보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입증 가능성과는 별개로 이미 '공수처가 대선에 개입하려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500건이 넘는 공수처 접수 사건 가운데 하필 4개월전 시민단체가 고발한 윤 전 총장 사건을 택한 이유가 불분명했고, 수사 착수 시점도 윤 전 총장의 첫 공개 일정과 맞물리며 야권 유력 주자의 대선 행보를 겨냥했다는 의심을 샀다.
직권남용 혐의 입증이 매우 어렵다는 법조계 지적은 논외로 하더라도,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선언 이후 공수처로부터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경우 '대선 개입 의혹'이라는 비판은 거세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공수처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대선 전에 기소하면 대선 후보가 피고인 신분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고, 대선 전에 공수처가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면 애초에 '윤석열 죽이기'를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여권으로부터는 면죄부를 줘 윤 전 총장의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처장은 이날 첫 기자간담회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말을 극도로 아꼈다. 미리 준비해온 모두발언 후 단 4개 매체의 질문만 받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을 감안해 14개 언론사만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도록 제한을 뒀는데, 4개 매체의 질문만 간신히 받은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수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수처 나름의 복안이나, 하필 친정부 성향 시민단체가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물음표로 남았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주장한 '유보부 이첩'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만 반복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의 유보부 이첩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과 기소 권한 등을 두고 검찰과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처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공수처법 제25조 2항에 따르면 검사 비위 사건은 공수처의 전속적 관할"이라며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에 나온 조항이니 이런 유형의 (유보부)이첩이 필요한 것"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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