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장기인보험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사진=메리츠화재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사진·59)의 어깨가 무겁다.
올해 3월 3연임에 성공한 그의 첫 임무는 장기인보험 시장 1위 등극이다. 장기인보험은 암보험·치매보험·치아보험·건강보험 등 사람과 관련이 있는 계약기간 1년 이상인 보험이다.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손해보험사는 장기인보험을 주요 먹거리로 꼽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달 초 CEO(최고경영자) 메시지를 내고 장기인보험 시장 1위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부임 첫해인 지난 2015년부터 3년 내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3위에 진입하겠다는 ‘33플랜’을 내세웠다. 연임이 확정된 2018년에는 2021년까지 업계 2위를 달성하겠다는 ‘넥스트33플랜’을 알리며 임기마다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왔다. 


김 부회장은 ‘아메바 경영’을 앞세웠다. 아메바 경영이란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업무에 종사하고 성과보상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도입 이후 2017년 38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이를 또 한번 뛰어넘은 4334억원 규모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도 내놨다. 태아보험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갖추고 기존 지점에서 분할한 신규 지점 지원을 더 늘릴 것을 주문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 대상 판매 시책도 높였다. 시책은 GA 설계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대가로 보험사가 지급하는 금액을 뜻한다. 판매수수료와 별도로 지급하는 인센티브 개념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달 초 장기인보험 판매 시책으로 300%를 내걸었다. 판매한 보험료의 월납보험료가 10만원일 때 설계사는 판매수수료 외 30만원을 받는 셈이다.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시장 점유율은 현재 16~17% 수준으로 삼성화재에 이어 2위다. 장기인보험 시장 1위인 삼성화재 점유율은 20%다. 

김 부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GA 채널에서 고강도 시책과 함께 상품 인수기준을 완화하며 장기인보험 매출을 끌어올려 왔다. 하지만 지난해 손해율이 높아져 공격적인 영업을 자제하고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 전략을 펼쳤다.  

김 부회장의 선택을 계기로 손보사들은 장기인보험이 가진 수익성에 더욱 주목하게 됐다. 질병보험·상해보험·운전자보험·어린이보험 등 장기보험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보다 보험료 수입을 훨씬 더 키울 수 있다. 올 1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자산규모는 25조4억원으로 손해보험사 중 5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