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서장원 기자 = 쐐기포를 터뜨리며 두산 베어스 격파에 큰 공을 세웠지만, 인터뷰실에 들어온 박경수(37·KT 위즈)의 표정을 그리 밝지 않았다. 홈런에 대한 기쁨보다 긴 슬럼프로 인해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박경수는 20일 수원 두산전에 8회초 대수비로 투입돼 8회말 타석에서 달아나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6호 홈런이자 지난달 26일 SSG 랜더스전 이후 20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다.
이 홈런에 힘입어 4-1로 달아난 KT는 여유 있는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경기 후 박경수는 "내가 (수훈선수) 인터뷰를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기는데 도움은 됐지만 그렇다고 이거 하나로 안 좋았던걸 다 잊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경수는 최근 긴 슬럼프에 빠졌다. 이날 홈런을 때리기 전까지 8경기 연속 안타가 없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박경수도 이런 경험은 생소했다.
박경수는 "이렇게 부진이 길어질 줄 몰랐다. 멘탈적으로 가장 지쳐있었다. 부진이 길어지니까 코칭스태프와 감독님, 팬분들께 얼굴을 못 보겠더라"면서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일부 악성팬들은 부진한 박경수에게도 SNS 테러를 가했다. 박경수는 "SNS로 좋지 않은 메시지를 오랜만에 받아보니 재밌기도 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어 "프로 선수로서 결과를 못내면 욕먹는게 당연하지만 선을 넘는 메시지가 많이 왔다. 알고보니 나 말고도 굉장히 많은 선수들이 고충을 받고 있더라. (강)백호, (배)제성이, (황)재균이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경수는 "슬럼프 탈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타격폼도 수정하면서 긴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그는 "나이가 많고 허리, 햄스트링에 부담감도 있다. 타격 코치님과 전력분석팀과 얘기해보면 스윙 스피드는 괜찮다고 하더라. 매커니즘과 멘탈 문제인데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콤팩트있게 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내것을 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납득이 되는 타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수는 홈런 후 팀원들의 반응에 상당히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유)한준이형이 빠져있어서 (지금은) 내가 팀내 최선참이다. 홈런을 치고 왔는데 모든 선수들이 좋아해줘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못해서 미안했는데 그만큼 더 고마웠다"며 아낌없는 격려를 해준 후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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