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회사 송년회식을 마친 후 근처에서 열리고 있는 회사의 다른 회식에 연락을 받고 참석했다가 퇴근길에 사고를 당해 사망했더라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사망한 A씨의 부인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한 대기업 계열사에 근무하던 A씨는 2018년 12월 송년 회식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회사에서 팀장급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회식을 2차까지 참여했다.
이어 대리·사원급 일부직원들도 같은 날 근처에서 회식을 하고 있었는데, 2차 회식까지 마친 A씨는 연락을 받고 장소를 옮겨 회식 중간에 합류했다.
회식이 모두 끝나고 버스로 퇴근을 하던 A씨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던 중 마을버스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병원으로 바로 옮겨졌으나 2019년 1월 결국 사망했다. B씨는 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3차 회식은 회사가 주관한 공식 모임이 아니다"며 "A씨는 다른 부서 사람들의 연락을 받고 간 사적 친목모임 이후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통상적 출퇴근 경로에서 일탈한 것"이라며 부지급 처분을 했다. 이에 B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해당 사고가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3차 회식이 1,2차 회식의 연장선상에서 개최된 것이 아니더라도 3차 회식 또한 회사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업무상 회식이었다"며 "사적 친분이 아닌 업무상 이유로 A씨가 회식에 참석한 것이라면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차 회식과 3차 회식은 개최 경위나 참석자 구성이 다르지만, 3차 회식 또한 1,2차 회식과 마찬가지로 사적 친분관계가 아니라 회사 내 지역마케팅팀 전·현 소속이라는 직책 및 담당업무 연관성에 따라 개최됐고, 참석자 전원이 현직 직원이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3차 회식 장소로 이동한 뒤에도 회사 생활과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회식비용은 법인카드로 결제한 점을 볼 때 회사와 무관하게 사적으로 열린 모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가 비록 도로를 횡단하다 사고를 당했더라도, 사고가 A씨 과실만이 아닌 차량 운전자의 안전운전의무 위반 잘못이 경합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