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학가를 덮친 지 3학기가 지났다. A씨의 하루에서 볼 수 있는 녹화 강의, 실시간 강의 등 비대면 수업은 이제 강의 표준이 됐다. '머니S' 취재에 응한 학생들은 대체로 비대면 수업에 적응을 끝냈다고 밝혔다. 다만 친밀의 양극화, 캠퍼스 라이프를 즐길 수 없는 점 등 비대면 대학문화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학교 비대면 수업은 크게 ‘녹화 강의’(녹강)와 ‘실시간 강의’(실강)로 나뉜다. 녹강은 교수가 미리 강의를 촬영한 후 학교 사이트에 게재하는 방식이다. 학생은 정해진 기간(1~2주) 안에 강의를 수강하면 된다. 다만 강의를 수강하더라도 무조건 출석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담당 교수에 따라 강의 수강을 증명하기 위한 ‘출석과제’를 제출해야 출석이 인정된다.
지난해 대학에 입학한 조모씨(여·21)는 “녹강의 가장 큰 장점은 원할 때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정해진 수업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개인 일과를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 4학년 정모씨(여·24)는 “등교 시간이 없어져서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좋다”며 “그 시간에 자격증 공부 등 자기계발을 한다”고 밝혔다.
새내기 김모씨(남·20)는 “아무래도 녹강은 돌려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바로 돌려볼 수 있어서 수업이 잘 이해된다”고 평가했다.
녹강은 학생이 자유롭게 강의시간을 선택할 수 있지만 자유롭기에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김씨는 녹강의 단점을 묻는 질문에 “녹강은 수업을 잘 듣는지 확인하는 ‘감시자’가 없어 오롯이 내 의지로 강의를 수강해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공부해야 하니 강의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밝혔다.
교수와의 소통이 어려운 점도 녹강의 단점으로 꼽혔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윤모씨(여·20)는 “강의 수강 도중 교수에게 모르는 부분을 바로 질문할 수 없는 점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윤씨는 궁금증을 어떻게 해결하나는 질문에 “교수가 만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질문하기도 하지만 주로 메일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실강, 원활한 소통 장점… 개인공간 노출 등은 문제
학생들이 꼽은 실강의 장점은 교수와의 원활한 소통이다. 대학교 2학년 김모씨(여·21)는 “일부 교수는 소통만을 위한 시간을 따로 만들어 준다”며 “이 시간을 이용해 강의 도중 생긴 궁금증을 해결한다”고 답했다. 김씨에 따르면 온라인 환경에서는 교수와 학생이 직접 만나는 시간·공간적 부담이 덜해 학생들의 소통 참여율이 높다.
올해 대학 수업을 처음 듣는 안모씨(남·24)는 실강 때 교수와 어떻게 소통하느냐고 묻자 “주로 채팅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씨는 김씨와 달리 “채팅을 이용하더라도 교수에게 질문하는 것이 다소 부담된다”고 말했다.
실강의 단점은 학생들의 '사적 공간'에서 강의를 수강한다는 것이다. 앞서 녹강의 단점으로 소통 부족을 꼽은 윤씨는 실강의 단점을 묻는 질문에 “집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 생활공간이 수업에 노출될 때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집에서 발생하는 생활소음이 마이크를 통해 공유되는 등 수업에 방해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 비대면 좋지만… ‘친밀의 양극화’ 아쉬워
대학교 2학년 김씨는 “코로나 시대 속 대학은 ‘친밀의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친분을 쌓은 동기들과는 계속 연락을 하지만 초기에 친해지지 못한 동기들과는 거의 연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씨 역시 “동기들과 친분을 쌓을 행사가 없어 아쉽다”며 “학기 초 친해진 재학생들 위주로 모임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학교 축제와 같은 ‘대학교 로망’도 느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소속 대학교에서 과 회장을 맡고 있는 박모씨(남·24)는 “대학교 1~2학년 때만 즐길 수 있는 풋풋한 일상과 추억이 있다”며 “후배들이 추억 없이 대학을 즐기는 게 회장으로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대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대학문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지적한다.
이선이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비대면 환경에서 학생들은 제대로 된 대학문화를 즐길 수 없다”며 “단순히 수업뿐만 아니라 또래와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을 만드는 등 일상적인 대학생활을 통해 느끼는 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과 학생, 교수와 학생 사이에 실질적인 교류가 대면 상황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며 “학교와 거주지의 거리 등으로 교내 관계에서 소외된 학생들을 챙기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