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이승환 기자 = 마약을 하면 할수록 더 센 약물을 찾는다. 수사관들은 이를 '징검다리 현상'이라고 부른다. 징검다리를 건너듯 강력한 마약을 찾다 보면 어느 새 너무 먼 곳에 와 있다.
투약에 그치지 않고 판매를 하며 마약 퍼트리기에 이른다는 것이다. "판매상만 아니었다면 마약을 시작할 일이 없었다"는 사범도 있다.
◇대마초→코카인→필로폰 '징검다리'
임철한씨(25·가명)는 호주에서 유학하던 2016년 처음으로 마약을 경험했다. 호주 한인 클럽에서 지인들과 함께 대마초를 흡입하다가 이후 코카인에 빠져들었다.
대마초는 마약 투약자들 사이에서 '게이트웨이'(관문)로 불린다. 중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마초를 통해 마약에 입문한 뒤 코카인을 흡입하는 '징검다리 사례'가 많다. 코카인은 유엔 마약위원회가 정한 고위험 마약류다.
"유학 1년 만에 귀국한 한국이 더는 마약 청정국이라 할 수 없었어요. 트위터만 검색해도 마약을 구할 수 있는데 무슨 청정국입니까? 오히려 저는 '실크로드'처럼 느껴졌습니다."
22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약물중독재활센터 '경기도 다르크'에서 만난 임씨는 이렇게 말했다. 단정한 차림의 그는 "호주에서 귀국한 후 트위터로 마약 구매를 시도하다가 딜러(판매상)를 만났다"고 했다.
"'함께 장사하고 싶다'고 했더니 딜러는 예상외로 제안을 쉽게 받아들였어요. '오른손 왼손' '맞던지기' 등 고전 거래 방식을 그에게 배워 1년10개월간 함께 투약하고 판매도 했죠. 솔직히 잡힐 거라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경찰은 밥만 먹고 잡으러 오는 사람이고 우리는 밥 먹고 연구하며 도망가는 사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