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남기일 감독이 '질책 훈련'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남 감독은 팀의 부진과 잡음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사실이 와전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이번 일을 바탕으로 더 단단하고 강한 팀을 꾸리겠노라 다짐했다.
남 감독은 서귀포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5월8일, 제주가 수원FC와의 홈경기에서 1-3으로 패한 뒤 화가 난 남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한 데다 클럽하우스로 선수단을 데리고 가서 질책성 훈련을 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팬들은 힘든 힘든 경기를 소화하고 온 선수들을 곧바로 훈련장으로 불렀다는 점에서 단순한 실력 강화 목적이 아닌 질책성이 다분하다는 의견을 냈다. 더해 마침 제주의 성적마저 좋지 않았던 터라 남 감독의 행동은 더 큰 논란으로 이어졌다.
약 한 달이 지난 후 클럽하우스에서 이 사건을 돌이켜보는 남 감독은 차분한 태도를 보였다. 남 감독은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조용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답을 이어갔다.
남 감독은 여러 이슈가 있었던 그 날에 대해 "경기를 지고 화가 났던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훈련의 목적이 단순히 질책을 위한 건 아니었다.
남 감독은 "(수원FC전이) 오후 2시 경기였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니 아직도 해가 높게 뜬 오후 4시30분이었다"며 "패인을 곱씹으며 '우리는 왜 골을 못 넣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해당 경기에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 위주로 골을 넣는 마무리 훈련을 간단하게 하고자 했다. 와전이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소문으로 퍼져 있던 '질책성 체력 훈련'이 아니었다.
남 감독은 "당시 3일 간격으로 계속 경기가 있었다. 이날의 아쉬움을 곧바로 이어질 다음 경기에서는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남 감독은 "돌이켜보면 당시 선수들은 마치 (질책성이 강한) 체력 훈련 등을 하는 것으로 오해했던 것 같다. 그 부분에선 선수들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다만 남 감독은 이번 논란으로 자신이 선수들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것처럼 비춰진 분위기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남 감독은 "나는 선수들의 성장에 가장 큰 목적을 두는 지도자"라며 "선수들이 성장하면, 팀도 자연히 발전할 수 있다. 그냥 경기 끝나고 (패하더라도) 집에 가면 서로 편하다. 하지만 그럴 경우 선수들은 언제 성장하나. 선수들의 득점력 부족을 더 향상시키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남 감독은 차분히 말했지만, 그의 어조에선 확신에 더해 속상함도 느껴졌다. 그래도 이번 해프닝을 통해 팀이 더 단단해질 기회로 삼았다.
남 감독은 "그날 이후 고맙게도 선수들 10명 정도가 내 방으로 찾아왔다. 선수들과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해를 풀었다. 앞으로 우리는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이미지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오해가 쌓이기도 한다. 그래도 선수 발전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겠다는 믿음에는 변화가 없다"고 철학을 밝혔다.
제주는 논란이 일었던 수원FC전을 비롯, 휴식기를 맞이하기 전까지 치른 8경기서 4무4패로 승리가 없다. 하지만 남 감독은 부진과 논란이 있었던 전반기를 뒤로 하고 '반등의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는 여름 휴식기를 이용해 밀양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남 감독은 이 시간을 이용해 분위기를 바꾸고, 자신감을 얻어 후반기 도약을 이루고자 한다.
남 감독은 "대학팀과의 연습경기 등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자 한다. 또한 수비와 전방에서 높이를 보강에 전반기 나타났던 아쉬움을 잘 극복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모두 좋은 능력을 갖췄다. 이 선수들과 함께 다시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