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릴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다듬는 과정에서 금통위원간 설전이 벌어졌다.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다'라는 문장 앞에 '당분간'이라는 단어를 추가할 지 여부가 논의의 쟁점이 됐다.
특히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불리는 주상영 위원은 '당분간'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당분간'은 들어갔다. 이는 올 하반기 이뤄질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30일 한은이 전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통화정책 방향 문구에는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만 있었지만 이날 회의 결과 해당 문구는 '당분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변경됐다. 금통위가 '당분간'이라는 단어를 추가한 것은 머지 않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통위원은 "금통위 의견을 시장과 정확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시장 기대를 견인하고 중장기적으로 통화정책 신뢰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방향 회의결과는 결정문뿐 아니라 총재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Q&A(질의응답) 등을 통해서도 전달되는 만큼 이러한 메시지를 모두 종합해 기술하는 것이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 확보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일부 위원들은 "'기준금리 운용' 부분을 직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과 다르게 수록한 선례가 있다"며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내용을 보완해 기술하는 것이 금통위의 의견을 보다 적절하게 전달하는 방향"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은은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라는 문구 앞에 ‘당분간’이라는 표현을 넣고 ‘이례적으로 완화했던 통화정책기조의 정상화’라는 내용을 추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대해 주상영 위원은 반대의사를 명백히 나타냈다. 주 위원은 "5월 금통위가 의결한 통화정책 방향 서술과 크게 달라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서술이 이번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그대로 포함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위원은 "우리 경제가 그동안 다각적인 정책 대응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 상태는 여전히 회복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인플레이션의 경우 하방 압력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한은이 중기적 시계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피해업종과 취약계층의 활동이 정상 궤도로 복귀하는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고 그동안 성장 손실을 만회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회복과 확장의 탄력을 선제적으로 제어할 뚜렷한 이유가 없는 만큼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논의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심의 결과 금통위원 7명 가운데 1명만 반대 의사를 표한 만큼 다수 의견에 따라 '당분간'이라는 문구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