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5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불러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조기에 펀드 운용이 위법부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금융감독기구 운영실태' 감사 결과 징계(문책) 3건, 주의 18건, 통보 24건 등 45건을 최종 확정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옵티머스 사태는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다. 안정적인 정부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이며 자금을 모은 뒤 실제로는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했다가 55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내면서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켰다.
감사원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 전반을 포괄적으로 검사·감독할 권한이 있는 금융감독기구들은 2017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옵티머스의 위법·부당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넘어갔다.
가장 먼저 옵티머스 사모펀드 설정에 대한 감독과 관련해 금감원은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95% 이상 투자하는 것으로 설정·설립보고하면서 이와 달리 일반 회사채에 투자 가능한 집합투자규약을 첨부했는데도 보완요구 없이 그대로 인정했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옵티머스 사모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옵티머스 측 요구에 따라 사모펀드 자산명세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허위 작성했다.
중소기업은행은 신탁업무계약(집합투자규약)에 따라 공공기관 매출채권에만 투자하도록 돼 있지만 옵티머스 지시에 따라 사모사채를 매입했다.
사모펀드 운용에 대한 검사·감독 시스템 부실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2017년 옵티머스 자본금이 기준에 미달하다는 사실을 적발했지만 적기시정조치 요건 점검을 위한 검사에서 옵티머스가 사모펀드를 부당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금융위에 건의했다.
또 금감원은 2018년 옵티머스의 사모펀드 운용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도 옵티머스 측 설명만 믿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며 향후 검사계획에도 반영하지 않았다.
만약 금감원이 당시 옵티머스로부터 제출받은 투자제안서와 운용 내역을 확인했다면 옵티머스가 투자제안서와 다르게 사모사채를 매입하는 등 부당하게 펀드를 운용한 사실을 알게 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2019년에도 옵티머스가 펀드 자금으로 특정 기업을 인수합병했다는 구체적인 민원을 접수하고도 검찰과 금융위가 수사·조사 중이라는 사유로 해당 민원에 대해 조사 없이 종결했다. 당시 검찰과 금융위는 이 기업과 관련해 해당 민원과 다른 내용을 조사 중이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옵티머스에 대한 서면검사에서 펀드자금 400억여원을 대표이사의 개인 증권계좌로 이체하고 소위 '사모펀드 돌려막기'를 하는 등 위법·부당 사실을 확인하고도 바로 현장검사에 착수하거나 금융위 등 수사기관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옵티머스에 대한 검사와 감독 부실로 수사가 지체되면서 옵티머스는 금감원이 서면검사를 종료한 후 추가 3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설정했고 옵티머스 관련자가 200억원을 횡령하는 등 피해가 더 불어나기도 했다.
감사원은 금융감독원장에게 옵티머스에 대한 검사와 상시감시 업무, 옵티머스 관련 민원 조사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업무관련자 2명에 대해 정직처분을 요구하고 또 다른 2명에게는 경징계 이상 처분을 요구했다.
이외 옵티머스가 적기지정조치 요건에 해당하는데도 조치를 유예한 업무관련자와 상시감시 업무를 철저히 하지 않은 관련자 2명, 금융위 보고 및 수사기관 고발 등 조치를 적기에 하지 않은 관련자 3명에는 주의를 요구했다.
앞서 2019년 하반기부터 해외금리 연계 DLF와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중지 등 소비자 피해를 초래한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해 금융감독기구 운영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감사원은 2020년 연간감사계획에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등 6개 기구에 대한 운영실태를 포함했다.
또한 2019년 11월 DLF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1차 공익감사청구와 함께 옵티머스 사모펀드와 관련한 2차 공익감사청구가 작년 10월 감사원에 접수됨에 따라 해당 공익감사 역시 이번 감사 결과에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