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숙사 안전관리팀이 청소노동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한 오세정 서울대 총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한 조합원이 안전관리팀이 청소노동자에게 냈던 필기시험 문제지를 들어 보인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대 기숙사 안전관리팀이 청소노동자들에게 ‘직장 내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및 유족 등은 7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노조와 유족 측에 따르면 서울대 청소노동자 A씨는 지난달 26일 학교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가족은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살해 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등은 A씨가 고된 노동과 학교 측의 갑질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가족과 민주노총 측은 지병도 없던 50대 여성이 갑자기 사망한 배경으로 '강도 높은 노동과 군대식 업무 지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A씨가 근무했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는 건물이 크고 학생 수가 많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 이에 매일 100ℓ 쓰레기봉투 6~7개,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등을 A씨가 직접 운반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달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은 매주 수요일 청소노동자 회의를 열면서 남성 노동자들에게는 정장을 입을 것을, 여성 노동자들에게는 ‘예쁘고 단정한 복장’을 갖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된 복장을 갖추지 않으면 대놓고 모욕하고 볼펜과 메모지를 가져오지 않은 노동자들에게는 인사 점수를 감점하며 갑질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대 청소노동자에 대한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은 서울대가 청소노동자들에게 풀게 한 시험지. /사진=뉴스1(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제공)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라'며 업무와 연관성 없는 필기 시험을 강요하고 이 점수를 공개해 노동자들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의 남편 B씨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로 학생들의 배달음식 주문이 늘면서 쓰레기의 양도 늘었다"며 "일이 많아져 1년6개월 동안 고된 시간을 보냈지만 학교는 어떤 조치도 없이 군대식으로 노동자들을 관리했다"고 비판했다.

B씨는 "아내를 이 땅에서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제 아내의 동료들이 이런 기막힌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출근하는 가족의 뒷모습이 마지막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학교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챙기고 노사 협력으로 대우 받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노동조합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는 노동자 A씨의 죽음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며 "청소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즉시 개선해 노동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유족과 노조는 서울대 측에 ▲진상 규명을 위한 산재 공동 조사단 구성 ▲직장 내 갑질 자행한 관리자 즉각 파면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 관리 방식 개선 ▲노동환경 개선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