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민교협)는 성명서를 내고 청소노동자 사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신속한 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민교협은 "사망한 노동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쓰레기가 대폭 늘어나 지난 1년6개월동안 평소 100ℓ 쓰레기봉투를 매일 6~7개씩 날라야 하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며 "노동자의 안전, 업무와 무관한 단정한 복장 요구 및 불필요한 시험 실시 등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교협은 "2019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에는 직장 내 관계 또는 지위의 우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업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돼있다"며 "이번 청소노동자의 죽음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수년간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두 번이나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서울대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함이 마땅하다"며 "다른 어느 조직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감이 요구되는 교육기관, 그것도 한국의 고등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으로서 서울대 당국과 구성원들의 보다 철저한 자기반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민교협은 서울대 측에 ▲직장 내 괴롭힘 및 산재 여부를 판정할 공동 진상조사단 구성 ▲현장관리자에 대한 노동권과 인권 교육 강화 ▲학교와 노조의 대화를 통한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이행 모니터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씨는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 가족들은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씨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도 안 되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숨진 이씨에게 극단적 선택이나 타살 혐의점은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노조와 유족은 학교 측이 청소노동자들에게 정장을 입게 하는 등 단정한 용모를 강요했으며 학교 내 시설물의 이름을 한자로 쓰게 하는 등 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시험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해 점수가 낮은 청소노동자들이 모욕감을 느낄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남편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학생들의 배달음식 주문이 늘면서 쓰레기의 양도 늘었지만 학교는 어떤 조치도 없이 군대식으로 노동자들을 관리했다"며 "제 아내의 동료들이 이런 기막힌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출근하는 가족의 뒷모습이 마지막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그 어느 누구도 퇴직당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학교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챙기고 노사 협력으로 대우받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