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수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레슬링 메달 행진의 전통을 잇겠다는 각오다. 2018.8.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하마터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레슬링 경기를 못 볼 뻔 했다.
레슬링은 고대 올림픽 5종 경기 중 하나로 유서가 깊은 종목이지만, 2013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올림픽 핵심종목에 제외됐다. 전횡을 일삼던 회장을 퇴출시키고,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규정을 변경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노력 끝에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레슬링은 도쿄 올림픽에서 총 1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크게 남자 그레코로만형, 남자 자유형, 여자 자유형 등 3개 종목으로 나뉘며 각각 6개 체급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메달 경쟁을 펼친다.


도쿄 올림픽에는 3개 종목에 각각 96명씩, 총 288명이 참가한다. 그중 한국 선수는 남자 그레코로만형의 72㎏급 류한수(삼성생명)와 130㎏급 김민석(울산남구청), 2명뿐이다.

예년과 비교하면 너무 조촐한 레슬링 대표팀 규모다. 2008 베이징 대회 때는 11명, 2012 런던 대회는 9명,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5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한국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1976년 양정모)을 안겼으며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1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3개를 땄던 효자 종목인 레슬링이 최대 위기에 몰렸다. 자칫 '노메달' 빈손으로 돌아올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얇아진 선수층과 함께 국제 경쟁력을 잃어가던 2000년대 들어서도 대회마다 메달 1개씩을 따냈으나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레슬링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도쿄 올림픽 아시아쿼터 대회에서 본선 출전권을 2장만 땄으며, 이어진 세계쿼터 대회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 도쿄행 티켓을 잡을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코로나19 풍파를 피하지 못한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삼성생명)도 3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의 꿈을 접었다.

악조건 속에 소수정예가 된 레슬링 대표팀은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또 한 번의 감동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1976 몬트리올 대회부터 참가한 올림픽마다 최소 메달 1개를 안겼던 레슬링인데 그 전통을 잇고자 한다.

류한수는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을 짊어졌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2013·2017년)와 아시안게임(2014·2018년), 아시아선수권대회(2015년) 등 대부분의 대회에서 정상을 밟았으나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판정 불이익을 받으며 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류한수가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박장순, 심권호, 김현우에 이어 한국 레슬링 역대 4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절친한 후배 김현우를 위해서라도 기필코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한국 레슬링의 부흥을 다짐하는 류한수는 "파부침주의 각오로 후회 없이 쏟아내고 오겠다"고 말했다.

최중량급에 나서는 김민석도 메달을 기대케 한다. 김민석은 기량이 나날이 성장하며 최근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2017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8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으며 도쿄 올림픽 아시아쿼터 대회에서도 결승에 오르는 등 경쟁력을 키웠다.

한편 2명의 선수가 직경 9m 원형 매트에서 대결하는 레슬링 경기는 전후반 3분씩 진행되며 30초의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기술 별로 득점 배분이 다른데 많은 점수를 딴 선수가 승리한다.

동점인 경우 후취점 우선 원칙을 적용, 나중에 점수를 얻은 선수가 이기게 된다. 상대 선수의 양쪽 어깨를 1초 동안 매트에 닿게 하면 득점 상황과 상관없이 폴승을 거둔다.

아울러 야구의 콜드게임처럼 그레코로만형은 8점 차, 자유형은 10점 차이가 나면 경기가 종료된다. 비디오판독을 한 번씩 요청할 수 있지만, 판정이 번복되지 않을 경우 상대에게 1점을 내줘야 한다.

특기사항은 판정 논란 때문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사라졌던 파테르가 이번 대회에서 부활했다는 점이다.

도쿄 올림픽 레슬링은 8월 1일부터 7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릴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