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상사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휴가원을 냈더니 어디 가느냐고 캐묻고, 코로나 시국에 정신이 있느냐, 왜 미리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혼을 냅니다. 조퇴를 요청했는데 상사 마음대로 거절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시말서를 쓰게 했습니다. 직원들 다 있는 곳에서 '야, 너 이리와 봐'라면서 반말을 합니다." (5월 직장인 A씨)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직장인들은 여전히 폭언·모욕 등 갑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달 10~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2.9%가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갑질을 경험한 직장인 중 33.1%은 심각한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별로 보면 '5인 미만'(52.1%), '월 150만원 미만'(37.5%), '20대'(39.3%)가 '300인 이상'(32.8%), '월 500만원 이상'(19.5%), '50대'(29.3%)보다 10% 이상 높았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상당수는 불이익 등의 이유로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괴롭힘을 당했을 때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68.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30.7%), '회사를 그만 두었다'(19.5%) 순이었다.
'회사·노동조합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2.4%,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 국민권익위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이 3.0%로 매우 낮았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본 결과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가 62.3%로 높게 나타났으며,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가 27.2%였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 2019년 7월16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65.2%였다.
비정규직(56.3%), 5인미만(51.7%)이 정규직(71.2%), 300인 이상(76.4%)에 비해 '알고 있다'는 비율이 낮았다. 또한 생산직(58.6%), 월 150만원 미만(53.7%)이 사무직(71.2%), 월 500만원 이상(71.2%)보다 낮게 나타났다.
괴롭힘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응답은 46.7%로 '줄어들었다'(53.3%)와 비슷했지만, 20대(56.3%), 여성(50.6%), 비정규직(49.3%), 5인미만(48.3%)에서 '줄어들지 않았다'는 응답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직장갑질119 권두섭 변호사는 "대표적인 사각지대인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적용하고, 예방교육을 의무화해 인식변화와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도 일벌백계 차원에서 대표적인 사건들을 엄정하게 조치해 전반적인 인식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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