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부분 지역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른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앞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양산과 손으로 볕을 피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12일) 코로나19 신규 검사 건수는 7만 8154건으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2021.7.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 속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인도발)' 변이의 확산세마저 날로 강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델타 변이가 8월 중 전체 확진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우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델타 변이가 만연해있다. 불 번지듯 우점화된다"며 "백신도 없어 거리두기 규제를 강화하고 해외 변이에 선제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1주간 변이 감염자 중 델타 69.8%…알파 앞질러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4~10일) 국내에서 알파형(영국발), 베타형(남아공발), 감마형(브라질발), 델타형(인도발)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536명이다. 국내 누적 변이 감염자는 3353명으로 늘었다.

536명 중 델타형 변이가 374명으로, 전체의 69.8%였다. 알파형 변이가 162명이었고 베타형, 감마형은 없었다. 이들의 감염경로는 395명이 국내감염, 141명이 해외유입 사례다.

최근 1주간 주요 변이바이러스 확인 현황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특히 국내감염 사례에서 델타 변이는 250명(63.3%)으로, 알파형 145명보다 많았다. 지난 1주간 유전자 분석으로 변이가 확인된 검출률은 44.1%(1215건 중 536건)로 직전 주(6월 27일~7월 3일) 50.1%(649건 중 325건)보다 하락했다.
최근 1주간 국내 확진자의 주요 변이 검출률은 36.9%(395명)다. 이 가운데 델타형의 검출률이 23.3%로, 직전 1주보다 증가해 알파형(13.5%)을 넘었다. 수도권에서는 델타 검출률이 6월 다섯째 주 12.7%에서 7월 첫째 주 26.5%로 늘었다.


신규 집단 사례 18건 가운데 11건이 델타형, 7건은 알파형이었다. 유전체 검사로 변이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58명이고, 나머지 327명에게는 역학적 연관성이 추정됐다. 사례 1건당 평균 21.4명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변이' 확인됐을 때부터 우점화 우려

델타 변이가 이제 해외유입을 넘어 국내 지역 발생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의 초등학교 사례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 확진자 60여 명 중 지난 10일까지 총 20명에게서 델타 변이가 검출됐다.

이와 관련, 당국은 지방자치단체의 검사 역량 확대에 나선다.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델타 변이를 검사할 수 있도록 한 유전자 증폭(PCR) 분석법을 15일부터 2주간 시범 적용한다. 지역 내 확진자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는지 지자체가 먼저 선별적으로 확인한 뒤 질병청이 유전체 분석을 해 확정한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변이의 확산세에 대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8월 말 90%가 델타로 우점화된다는 예측이 나와 우리도 유행을 통제하고 있다. 8월 쯤에는 우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방역당국이 지난해 12월 말 이후 1만3918의 검체를 분석해 현재 3353건의 주요 변이를 확인한 결과 알파 변이 2405건, 델타 변이 790건, 베타 변이 143건, 감마 변이 13건으로 구분됐다.

게다가 페루 등 남미에서 시작된 '람다 변이'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백신 접종을 마친 칠레인들에게 확산하고 있어 연구해보니 백신의 중화 반응을 감소 시켜 예방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로 추정된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팀장은 "국내에서 람다 변이가 확인된 바는 없다. 남미 지역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데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 및 치료제가 어느 정도 유효하다는 판단은 있다. 근거 자료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 대비 부족… 확산세 억제에 악영향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가 4차 대유행을 견인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의 방역정책이 '변이'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덧붙였다. 변이는 지난해 12월 처음 확인됐는데 우점화 우려에도 대응할 기회를 얻지 않은 데다 백신마저 넉넉하지 않아 '거리두기'에 호소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수도권은 다음 주 정도, 델타 변이가 우점화될 텐데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접종할 백신도 많지 않아 우리로서는 확산세를 막을 길이 없다. 거리두기에 호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델타 변이의 우점화는 4차 유행 추세와도 관련 있다. 델타라고 해서 뾰족한 수가 달리 있는 것은 아니다. 전파력 강한 바이러스니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을 강조해야 한다"며 "이행력을 올릴 방법을 찾아야 하나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라 접촉하면 걸리게 된다. 청장년층 확진자의 60%가 접촉감염이 원인인 것도 '외출하거나 모임 갖지 말아달라'는 4단계 거리 두기의 취지"라며 "걸린 줄 모르고 전파하니 확산세는 빠르고, 우점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해외입국자의 격리 기준을 자유롭게 뒀다. 변이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만큼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며 "델타 변이 검출률이 1%였을 때부터 안이하게 대응하다 확산세가 커졌다. 매우 아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