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전기자동차 보험 수요를 끌어 모으기 위해 배터리 파손 시 보상범위를 확대하는 등 관련 특약을 개정한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이미 보상을 강화했고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등도 특약 내용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파손 시 보상범위가 넓어지면서 그 부담은 소비자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전기차 배터리 파손사고 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범위를 줄이는 특약을 속속 개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파손사고로 전면교체가 필요한 경우 '자기차량손해' 보장에서 새 배터리 가격에 감가상각을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배터리 파손사고 시 감가상각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직접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보험사들은 소비자들의 손실액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감가상각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험사들이 보장하면서 소비자는 본인 부담 없이 새 배터리로 교체가 가능하게 하는 걸 추진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의 과다 수리비 지급 등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은 물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전기차 수리비 부담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164만원으로 내연기관차(143만원)보다 21만원 높았다. 전기차 평균 부품비의 경우는 95만원으로 내연기관차(76만원)보다 19만원 비싸다. 필수 부품인 '배터리팩'도 2000만원을 넘는다.
이에 따라 2020년 기준 대형 손해보험사의 전기차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5~113%로 적정손해율인 77~78%보다 18~3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보험사로 들어온 보험료 중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보험사가 100원의 보험료를 받아 80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가정하면 손해율은 80%다. 업계에서는 손해율이 80%를 넘으면 보험사가 손해를 입는다고 판단한다. 사업비 지출을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현재 정부는 전기·수소차 보급 확대 등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987년 제정된 현행 차종분류체계의 전면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해서는 최고출력을 기준으로 차종 분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금과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담을 한 꺼번에 떠 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리스크를 보험사에 전가하는 게 보험 본연의 기능임에도 전기차보험은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게 컸던 구조"라며 "적합성원칙에 따라 사고 리스크도 보험사로 전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