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당국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이어서 비수도권 사적모임에도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비수도권 지자체별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사적모임 규제를 '4인까지' 허용하도록 통일하자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이날 광역 지자체와 논의를 거쳐 그 결과는 오는 18일쯤 내놓을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재 수도권이 거리두기 4단계인 상황에서, 비수도권은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4명, 6명, 8명 등 지역마다 달라 국민들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확진자가 계속 늘 경우,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저녁 6시 이후에는 모임 인원을 추가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비수도권 4인 모임'을 꺼내든 배경에는 김 총리가 밝혔듯이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단일화 함으로써 국민 혼선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비쳐진다.
무엇보다 비수도권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의 확산세 등으로 전체 확진자 중 비수도권의 비중이 30%에 육박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536명(지역발생 1476명)으로 열흘째 1000명대 확진자를 기록했다.
7월 초 4차 유행 초입 당시에는 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80%이상을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2주간(7월3일~16일)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17.9%→18.3%→18.2%→19.3%→15.6%→19%→22.1%→22.7%→24.7%→27.1%→27.6→24.8%→29.4%→25%'로 조금씩 우상향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가 여러 변이 중 우세종으로 그 세를 확장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곧 델타 변이가 전체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며 "심지어 델타보다 더 강력한 변이가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고까지 경고했다.
4차 대유행이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도 예사롭지 않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높이고, 오후 6시까지 사적모임 4명까지,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가능한 고강도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지난 15일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긴 했지만, 사적모임 규제는 지자체마다 중구난방인 상황이다. 거리두기 2단계 하에서의 사적모임 규제가 8명까지 가능하고 세부적 규칙은 지자체별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과 대전, 충북은 사적모임을 4명까지만 허용했다. 전북과 전남, 경북은 8명, 울산은 6명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하고 있다. 제주는 이날 거리두기 단계를 자체적으로 3단계로 올리면서 4인까지만 사적모임이 가능하다.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적모임 불균등이 방역시스템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곧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 수도권 인구의 대규모 이탈이 예상된다. 정부는 4차 대유행이 꺾일 때까지 이동과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집콕'해 줄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적모임 기준이 다를 경우 초고강도 방역지침이 시행되는 수도권을 벗어나 비수도권으로 떠나고픈 유혹을 떨쳐낼 수 없다.
당초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 전체의 거리두기 단계 상향 등에 대해 '국민적 수용성'을 들어 일괄적 방역 강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지만, 하루만에 입장을 바꾼 데에는 이같은 고민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봉쇄 수준의 수도권 방역지침이 전국으로 확대됐다고 보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대로 가다간 비수도권은 물론이고 강력한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수도권 마저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수도권에서도 수도권보다 빠르게 확진자가 올라가는 것이 눈에 보이니까 이렇게 생각한 것 같다"며 "월요일부터 했으면 더 효과적이었겠지만 이제 (휴가철이니) 여행지로 많이 가고 모임을 갈 것이니까 늦게라도 조치를 한 것 같다. 개인적 모임은 분명히 차단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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