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이동재 당시 채널A 기자는 지난해 2월 수감 중이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편지를 보냈다.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제보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측근 지모씨도 만나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언급하며 유 이사장의 비리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했다.
MBC 보도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고발로 시작된 수사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렸다. 이후 검사 간 '육탄전'과 헌정사상 첫 검찰총장 징계 시도로 이어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취재원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이번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수 부장판사는 전날(16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기자의 후배로 취재를 함께 한 백모 기자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취재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검찰 관계자를 통해 무거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이 전 기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확장적 해석"이라며 "이 전 기자가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 전 기자가 전하려고 한 핵심 내용은 '비리 정보를 제공하면 검찰 관계자를 통해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라며 '처벌 가능성'을 언급했다기 보다 '선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봤다.
또 이 전 대표가 지씨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으면서 '처벌 가능성' 의미로 이해했다면 지씨 등 전달자가 왜곡한 것이기 때문에 강요미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언론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이 전 기자가 취재윤리를 위반한 사실은 인정했다.
재판부의 무죄 선고 직후 당사자들은 반격에 나섰다.
이 전 기자 측은 "검언유착 의혹은 실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입장문에는 "'사실이 아니어도 좋으니 제보해달라'는 한 정치인의 '선거용 거짓 폭로'로 시작된 '검언유착' 의혹은 이제 실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당시 SNS에 올린 글을 꼬집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허위사실로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기자는 또 당시 수사 최종 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겨냥해 "이 지검장 지휘하에 무리한 수사가 진행됐다"며 "그 과정에서 젊은 기자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지적했다.
사건 연루 의혹을 받던 한동훈 검사장도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입장문을 내 검언유착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집권세력과 일부 검찰, 어용언론, 어용단체, 어용지식인이 총동원된 '검언유착'이라는 유령 같은 거짓선동과 공작, 불법적 공권력 남용이 철저히 실패했다"며 "조국 수사 등 권력 비리 수사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검사장은 거짓선동 책임을 묻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 대상자로는 Δ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Δ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Δ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ΔMBC Δ소위 '제보자X' Δ한상혁 방통위원장 Δ민주언론시민연합 Δ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Δ일부 KBS 관계자 Δ이성윤 서울고검장 Δ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 Δ신성식 수원지검장을 지목했다.
이중 유 이사장은 한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서울서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4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들여다봤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계좌 확인도) 윤석열 사단에서 한 일이라고 본다"고 발언하고 같은 해 7월24일에도 "한동훈 검사가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유 이사장 측은 지난달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발언의 취지는 국가기관인 검찰의 공무집행에 대한 비판 목적이고 피해자 개인 비방목적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검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유시민씨가 누가보더라도 명백히 저 개인을 해코지하기 위한 허위주장을 해놓고 지금 와서 저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고 발뺌하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럴 거면 올해 1월 명문의 긴 사과문은 왜 낸 것이고 어떤 형태의 책임도 지겠다는 말은 왜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앞서 1월22일 돌연 사과문을 내고 "사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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