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2021.7.1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7일 제헌절을 맞아 나란히 현장행보에 나서며 대권 경쟁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행보는 엇갈렸다. 윤 전 총장은 여권의 심장인 광주를 찾으며 '외연확장'에 힘쓴 반면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 전 원장은 보수텃밭 부산에서 당원과 함께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집토끼' 공략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권도전 선언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검은 정장차림의 윤 전 총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형수 출신인 김종배 전 의원과 광주지역 지지자 50여 명과 함께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들에게 참배했다.


참배에 앞서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자유 민주주의 정신을 피로 지킨 5·18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내겠습니다"고 작성했다.

참배 이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오래 전 광주에서 근무하던 시절 민주화 열사들에게 참배한 이후 정말 오랜만에 왔다"며 "오늘 내려오면서 이제 광주의 한을 자유 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특히 "박관현 열사와 홍남순 변호사, 김태홍 전 의원을 참배하면서 저 스스로가 아직도 한을 극복하자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는 목이 메는 듯 목소리를 가다듬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울지마"를 연호했다.


참배 이후 5·18 민주화운동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가족들과 희생자 등이 얼마나 트라우마와 고통 속에서 힘들었겠냐"며 미안함을 표했다.

윤 전 총장은 5·18묘역 참배를 마치고 이동을 위해 차량에 타기 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뒤이어 광주과학기술진흥원에서 열린 '인공지능 사관학교' 관계자들과의 만남 이후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민의 격한 환영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5·18민주화운동 항쟁지인 구 전남도청을 찾아 참배하고 5·18유가족 모임인 오월어머니회와 차담도 가졌다. 이날 윤 전 총장은 5·18정신의 헌법수록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첫 일정인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측 학생 10여 명이 '박근혜 사면 공감하는 윤석열은 대선후보 자격 없다'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쳐 지지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17일 오전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부산 해운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최재형 전 원장 측 제공) 2021.7.17/뉴스1

최 전 원장은 이날 부산 해운대에서 흰색 반팔티를 착용하는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당원들과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15일 입당한지 이틀 만에 나선 첫 행보를 당원들과 함께한 것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봉사활동을 마친 후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첫 번째 지방행사를 부산 해운대에서 당원동지들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쓰레기를 주우며 (부산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을 했다"며 "행복한 하루"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이어 "해운대 지역을 비롯해 부산시가 최근 경제 등 여러 면에서 침체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이 취임하면서 새로운 발전, 도약의 발판을 만든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 해운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완전히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윤 전 총장은 여권 텃밭인 광주를 방문하며 외연확장에 나섰고 최 전 원장은 보수텃밭인 PK(부산·울산·경남)의 중심인 부산을 방문하며 전통적 야권 지지층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최 전 원장의 이날 봉사활동에는 아내 이소연씨도 동행하며 아내와 장모 등으로 논란을 겪고 있는 윤 전 총장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두 사람은 정부와 마찰을 빚으며 반문(반문재인) 인사로 거듭나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범야권 인사로 분류되지만 윤 전 총장은 독자행보를,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정치행보에서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제헌절 현장행보에서도 상반된 모습이 나타났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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