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신간 '자유국가에서'는 인도 태생 영국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Vidiadhar Surajprasad Naipaul)에게 1971년 부커상을 안긴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은 네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중편으로 짜였다. 소설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고국을 떠나 새로운 곳에 발을 디뎠지만, 삶의 뿌리와 공동체를 상실한 탓에 힘든 삶을 살아간다.
작품 속의 세계관은 식민지에서 태어나 본국의 이민자로 살았던 개인적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나이폴은 영국 식민지인 서인도제도 트리니다드섬의 인도계 이주민 3세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뒤 영국에 정착해 작품 활동을 지속했다.
이 소설집은 '하긴 요즘 세상에 국적 같은 게 무슨 의미가 있겠소? 나부터 스스로를 세계 시민이라고 생각하는데'(11쪽)에서 드러나듯 식민과 탈식민, 유럽과 비유럽의 대립 구도를 다룬다.
또한 식민지 독립 후 문화적 혼돈기의 삶을 소재로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지금도 나는 그들을 증오한다. 백인들, 이 카페, 이 거리, 내 인생을 망친 모든 사람들보다 당시 방 안에 있던 그들을 더 증오한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죽어야 할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123쪽)라는 문장이 대표적이다.
한편 나이폴은 '중간의 길' '도착의 수수께끼' '신비로운 마사지사' 등 서구 제국주의와 제3세계 갈등을 그린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그는 부커상을비롯해 데이비스 코엔상 등 영국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끝에 2001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당시 스웨덴 한림원은 나이폴을 "따라 할 수 없는 목소리를 가진, 문학계의 세계일주 여행자"라고 표현했다.
◇ 자유 국가에서/ V. S. 나이폴 지음/ 정회성 옮김/ 민음사/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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