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이기림 기자,노선웅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위해 공간 안 사진과 물품을 정리하려다 유족과 대치한 끝에 1시간20여분만에 철수했다.
세월호 유족 측이 철거 움직임에 반발, 무기한 농성에 나섰으나 서울시는 이르면 24일 물품 정리를 재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시와 세월호 유족 등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후 3시30분쯤 세월호 기억공간 내부의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하겠다고 통보하고 오후 4시쯤 서울시 공무원 10여명을 현장에 보내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유족 측이 맞서면서 양측의 대치가 시작됐다. 일부 유족은 기억공간 앞 트럭을 가리키며 "트럭 치워라"고 외치기도 했다.
물품 정리 시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른 유족 및 시민단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집결했다. 일부 시민은 "오세훈 시장 나오라고 해"라고 외치며 서울시 직원과 언쟁하기도 했다.
시 공무원들은 이날 기억공간에 있던 책과 기록물 등을 일부 수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유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도착하면서 본격 수거는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곳은 우리만의 장소가 아니며 시민이 참여하는 소통의 공간"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가 끝나면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위치에 크기를 조금 줄여서라도 설치·운영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유족 측은 이 같은 요구에 서울시가 답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하기로 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애초 25일까지 기억공간 물품을 정리해달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는 오늘 갑자기 정리하겠다고 시도했다"며 "기억공간에 계속 머무르며 장소를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는 앞서 5일 서울시로부터 기억공간이 26일부터 철거되므로 25일까지 사진과 물품을 치우라는 요청을 받았다.
4·16연대는 지난해 7월에도 서울시로부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위한 단계별 공사 계획으로 세월호 기억공간 이전 논의를 요청받았지만 "공사 기간 내 이전할 수 없고 공사 완료 후 광화문광장에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보낸 바 있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을 서울기록원에 임시 보관한 뒤 2024년 5월 경기 안산시 화랑공원에 완성되는 추모시설로 이전할 계획이다. 시는 기억공간 내부의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한 뒤 26일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천막 분향소 등을 대신해 2019년 4월 문을 열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이유로 설치기한이 2019년 12월31일까지 정해졌으나 재구조화 사업의 연기로 운영도 연장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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