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해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과정에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둘러싼 서울시와 유가족 측의 갈등에 시민단체와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정치 쟁점화 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임 박원순 시장 때부터 세월호 기억공간은 한시적 운영이 결정된 시설이라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기억공간을 임시로 서울시의회로 옮긴 뒤 광장이 재조성되면 다시 설치하는 근거를 마련해 서울시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철거 협조 공문을 들고 이날 오전 두 차례 기억공간을 방문했으나 유족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유족들은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철거에 반대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유족 측의 철거 일시 유예 요청이 있어 내일 오전까지 철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향후 철거 일정은 유족 입장과 경과를 본 후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은 박원순 전 시장 때인 2019년 4월 처음 설치할 때부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개시될 때까지만 한시 운영하기로 했다"며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광장 지상에는 구조물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가 직접 기억공간을 방문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에 철거 재고를 요청했다.

송 대표는 "광화문은 세월호뿐 아니라 전 세계 헌정사에 유례없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새 정부가 탄생한 혁명적 공간"이라며 "큰 지도자를 꿈꾸는 분이 탄핵의 강을 건너 역사적이고 상징적 공간을 잘 보존하는 것이 서울시 명예를 높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유가족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서울시의 철거에 반대하며 농성하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한준호 민주당 원내부대변인은 "박근혜 정부가 탄핵까지 가게 된 것은 세월호 대처를 잘 못해서 생긴 문제"라며 "시장이 바뀌자마자 정치 행위만 한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새로 조성하는 광화문광장에 기억공간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현찬 서울시의원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의 염원과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기억공간 존치가 필요하다"며 "광화문광장 내에 설치가 불가할 경우 다른 대체공간을 마련하는 서울시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시의회 야외공간에 임시로 기억공간을 이전한 후 광장 재조성 후에는 세월호를 포함하는 기념공간을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유족들은 동의했고 오 시장과도 협의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은 이날 기억공간과 관련한 공개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집무실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면담하는 일정을 소화했으나 취재진 앞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세월호 사건은 유족과 국민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갖고 있는 만큼 정쟁의 소재로 삼아선 안 된다"며 "유족, 정치권과 합의를 거쳐 원만하게 푸는 게 서울시에게도 시민에게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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