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중 하나는 TV CHOSUN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2'(극본 피비(임성한), 연출 유정준 이승훈, 이하 '결사곡2')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던 세 여자가 남편의 불륜을 마주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조명하는 극은 흡인력 있는 전개를 휘몰아치며 단숨에 인기 드라마로 떠올랐다. '결사곡2'는 9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을 기록한 것은 물론, 방송사 드라마 최고 시청률까지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이가령은 '결사곡2'에서 존재감이 돋보이는 배우다. 부혜령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그는 남편의 불륜을 알게된 뒤 혼란스러운 감정을 겪는 여자의 심리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남편 판사현(성훈 분)에게 배신당한 뒤 분노를 폭발시키고, 마음을 돌리려 애쓰다가, 불륜녀에게 보내는 대신 시댁에서 한몫 제대로 챙기는 부혜령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충분했다. 이가령은 자칫하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혜령 캐릭터를 자신만의 템포로 밀고 당기며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덕분에 부혜령은 극 안에서 살아 숨쉴 수 있었다.
'결사곡'을 마친 이가령은 시원함 보다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끝난 뒤에는 '더 잘할 걸'이라는 생각만 든다고. 연기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진 것은 물론이다. 그가 '결사곡' 주인공으로 발탁돼 안방극장에 복귀하고, 작품이 성공하기까지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었다. 이가령은 자신이 배우로 1막을 열 수 있도록 가능성을 믿어주고 발탁해준 임성한 작가에게 감사하다며, 이를 계기로 좋은 배우로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사곡2' 종영을 앞두고 이가령을 뉴스1이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시즌 2에서는 여성들이 결혼의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의 늪에 발을 디디는 장면을 리얼하게 그린다. 미혼의 입장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듯하다.
▶이 드라마는 30대, 40대, 50대 부부의 이야기를 연령별로 보여주는데, 부혜령은 30대 딩크족이라 크게 공감이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요즘엔 특히 '결혼을 했으니 부모님을 모셔야 해'라는 생각은 없지 않나. 그보다 자신의 삶이 중요한데, 부혜령도 그런 사람이어서, 또 아이가 없어서 기혼 캐릭터의 어려움을 느끼진 못했다.
-동료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성훈씨는 한참 선배인데도 잘 맞춰줘서 고마웠다. 또 나는 시댁 식구들과 연기할 일이 많았는데, 이종남 선생님, 김응수 선생님이 항상 잘했다고 칭찬해주셔서 힘을 얻었다. 특히 김응수 선생님은 영화 '위험한 상견례'를 봤을 때부터 팬이었는데 가족으로 만나 연기해 즐거웠다.
-배우로 데뷔한 시기가 늦은데, 원래 연기를 하고 싶었나.
▶원래 광고 모델만 하다가 캐스팅 디렉터의 제안으로 SBS '신사의 품격'에 단역으로 출연한 게 시작이었다. 캠핑신에 잠깐 등장했는데 그땐 재밌더라. 그러다 꾸준히 단역으로 나올 기회가 생겼고, '주군의 태양', '오로라 공주' 등에 출연했다. 이후에 '압구정백야'에 오디션을 봤고 주연이 될 뻔했다가 불발된 일이 있었다. 그때까지는 기회가 주어져서 응했던 것 같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불굴의 차여사'라는 일일드라마에 주연으로 발탁돼 촬영을 하다가 중도 하차한 일이 생겼다. 이제 막 연기가 재밌어지려고 하는데 하차하게 되니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 연기를 열렬히 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혼작사 이혼작곡'에 출연하기 전에는 단역을 전전했다.
▶그것도 1년에 한 작품씩 했던 것 같다. '이젠 되겠지, 되겠지' 하다 보니 7년이 지나있었다. 너무 기회가 안 오니까 5년쯤 지났을 때는 '내 길이 아닌가, 늦기 전에 다른 걸 찾을까' 싶어 브런치 카페를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다른 길을 가려고 하니 너무 화가 나더라. 그만두더라도 뭔가 하나는 해내고 관둬야겠다 싶어서 다시 단역 생활을 이어갔다. 불발된 일이지만 예전에 선생님이 '압구정백야' 주연으로 눈여겨보시지 않았나.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버텼다. 언젠가는 날 알아봐 주는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기회가 오더라.
-'결사곡'에 캐스팅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연기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 임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겠다.
▶감사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절해야 한다.(웃음) 복귀작에 나를 선택해주신 것 아닌가. 검증된 것도 아닌데 총대 메고 내 가능성을 봐주신 것이 너무 고맙다. 실검 1위에 올랐을 때도 '두 번이나 기회를 주셨는데 이번엔 진짜 잘해야지' 싶더라. 선생님을 뵀을 때 '대본을 마르고 닳도록 읽으면 보인다'라고 해주셔서 정말 충실하려고 했다. '임성한의 신데렐라'라는 수식어도 감사할 뿐이다. 선생님이 써주시지 않으셨으면 언제 작품을 시작했을까 싶다. 마음의 빚을 아직도 못 갚았다.
-'결사곡'으로 두각을 나타낸 만큼 앞으로의 각오가 궁금하다.
▶'결사곡' 덕분에 배우로서 1막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기회가 주어진 만큼 앞으로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