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헨리 마틴 31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8강 축구경기에서 선취골을 넣고 있다. 2021.7.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요코하마=뉴스1) 이재상 기자 = 직전 두 경기에서의 대승이 독이 됐던 걸까. 김학범호가 멕시코를 만나 대량 실점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전반에 3골을 내주며 기세를 빼앗긴 이후 후반에도 3골을 허용하며 참패를 당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저녁 8시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8강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3-6으로 졌다.

김학범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10득점 1실점이라는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를 0-1로 지고서도 2번째 루마니아전(4-0 승)과 3번째 온두라스전(6-0 승)에서 압도적인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김학범 감독은 멕시코를 맞아 조별리그에서 썼던 4-2-3-1 라인업을 그대로 꺼내 들었다. 온두라스전에 비해 2선의 권창훈 대신 이동경이 들어갔고, 3선의 원두재 대신 김동현이 투입됐지만 전술의 변화는 없었다.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형성된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려는 김 감독의 속내가 엿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악수였다.

이전에 만났던 상대들에 비해 멕시코는 훨씬 강했다. 속도가 빠르고 개인 기술이 좋은 멕시코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진을 한 쪽 측면으로 모이게 한 다음 반대로 전환하는 패스로 한국을 교란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동준과 김진야를 활용한 좌우 측면 공격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찾으려 했는데 견고한 멕시코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오히려 윙어들이 공격 작업에 참여한 이후 수비 가담이 늦어지면서 멕시코에 측면을 내주는 상황이 많이 연출됐다.

결국 한국은 전반 12분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왼쪽 측면서 알렉시스 베가의 크로스를 반대쪽에 있던 루이스 로모가 방향만 바꿨고, 문전에 있던 헨리 마틴이 마무리 지었다. 순간적으로 수비라인이 붕괴됐다.

전반 29분에도 비슷한 패턴에 당했다. 베가가 왼쪽에서 중앙으로 침투 패스를 뿌리자 중앙을 침투한 로모가 부드러운 트래핑에 이어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대한민국 송범근이 31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8강 축구경기에서 실점하고 있다. 2021.7.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국은 상대의 왼쪽 크로스에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막판 또 다시 왼쪽에서 날아온 크로스 상황에서 오른쪽 풀백 강윤성이 우리엘 안투나를 미는 반칙을 저지르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온 세바스티안 코르도바는 멕시코의 3번째 골을 기록했다.
조별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수비라인의 '붕괴'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후반이 돼서야 변화를 꾀했다. 수비력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김동현, 강윤성, 김진규를 빼고 권창훈, 엄원상, 원두재를 동시에 투입했다. 김진야는 왼쪽 날개에서 풀백으로 내려갔다.

수비력이 장점인 원두재의 투입 이후 중원이 두터워지면서 수비가 안정됐고 후반 6분 이동경의 만회골이 터졌다. 그러나 한국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멕시코는 후반 9분 한국의 왼쪽 지역에서 얻은 세트피스 기회에서 헤더골을 터트리며 찬물을 끼얹었다. 왼쪽 측면에서만 4골을 만든 셈이다. 상대의 측면 공격에 한국은 속수무책이었다.

후반 18분에는 한국의 오른쪽이 뚫렸다. 멕시코 윙어가 우측면을 허물고 중앙으로 연결한 볼을 코르도바가 왼발로 5번째 골을 뽑아냈다. 2-5. 한국으로서는 더 이상 따라가기 힘든 점수차였다.

멕시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또 측면 공격이었다. 후반 39분 디에고 라이네즈가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허문 이후 중앙으로 연결했고, 에두아르도 아기레가 팀의 6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은 경기 내내 멕시코의 측면 공격에 맥을 못 추리며 국제대회 6실점이라는 굴욕을 경험했다. 경기 막판 황의조가 헤딩으로 만회골을 넣었지만 승패와는 무관했다.

김학범 감독은 멕시코를 맞아 안정적인 경기 운영 대신 맞불을 놓는 작전을 선택했다. 그동안 경기를 거듭하며 생긴 자신감이었다. 그러나 루마니아와 온두라스에 비해 멕시코는 훨씬 강한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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